[채널] 한국 최초의 소울 가수 박인수, 봄 비 오는 날 그를 다시 만난다

입력 2012-04-23 07:28:13

KBS1 '인간극장' 23~27일 오전 7시 50분

KBS1 TV '인간극장-봄 비'가 23~27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면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고….

1970년대 히트곡 '봄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소울 가수, 박인수 씨.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곱 살 때 함경북도 길주에서 피난을 내려왔다. 하지만 기차 안에서 어머니의 손을 놓쳤고 미국인 선교사의 눈에 들어 12살 때 미국 켄터키 주로 입양을 간다. 인수씨는 그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뉴욕 할렘 가에서 흑인음악이라 불리는 '소울'을 처음 접했다. 영어와 미국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외로움과 향수를 어쩔 수는 없었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고 신중현 사단에 합류해 '봄비'를 히트시키기에 이른다.

1990년대 초, 갑자기 쓰러지거나 무대에서 가사를 잊어버리는 일이 생겼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그는 가요계에서 잠적했다. 그를 다시 만난 곳은 경기도의 한 노인요양원이다. 지난 2002년 췌장에 생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던 박 씨는 저혈당 쇼크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려 이곳에서 11년째 투병 중이다.

희미한 기억 속에 남은 건 음악에 대한 간절한 마음과 잊지 못한 이름, 바로 '가족'이었다. 이혼 뒤 일본으로 떠났던 전 부인과 아들이 30여년 만에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왔다.

박씨에게 한 기독교 음악영화에 출연제의가 들어왔다. 부인은 이미 많은 기억을 잃었지만 자신과 아들 진서만큼은 또렷이 기억하는 박씨에게서 실낱같은 희망을 봤다. 그녀는 투병 중인 박씨를 위해 동행을 결심한다. 오래 전 헤어졌던 옛 부부는 함께 뉴욕으로 향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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