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예천이 걱정입니다. 신도청시대에 발맞춰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지역 정치인들이 감정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4'11 총선이 끝난 뒤 문경은 정치적 갈등이 화합 국면으로 접어든 반면 예천은 전'현직 군수를 중심으로 신구 정치세력 간 편가르기와 상호비방이 여전하다.
19일 열린 예천군 감천보건진료소 준공식은 지난 총선 때 생긴 '군수와 군의원' 간 앙금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무소속 조경섭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문경 출신의 무소속 후보 찬조연사로 나서 "예천군수가 개인 직무실에 초호화 화장실을 만들었다"고 공개적으로 비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현준 군수는 이날 축사에서 "아무리 선거라고 하지만 전 군수가 창고로 사용하던 것을 일반 화장실로 교체한 것을 두고 초호화 개인 전용 화장실을 만들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했다.
이어 조 의원이 축사를 하려고 하자 군수가 행사진행을 맡은 공무원에게 "마이크를 꺼라"며 고함을 지르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의 감정싸움을 지켜본 주민들은 "군민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이럴 수 있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특히 정부가 주민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안동'예천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나 지역 주민들은 "도대체 지역 지도자들이 지역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동안 예천지역은 같은 당 소속인 국회의원'군수'군의원들과 전임 군수를 중심으로 한 무소속 군의원들이 갈라서 대립했다. 무소속 군의원 3명이 지난 총선에서 문경 출신 무소속 국회의원 후보를 지지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앞으로 예천은 없어질지도 모른다. 단독 지명과 정체성이 없어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지역이 있어야 지역 정치인들도 존재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도청을 공동으로 유치한 경북 안동'예천, 충남 홍성'예산을 국가적 필요에 의해 주민 여론수렴 없이 통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제 신도청시대가 예천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지역 정치지도자들은 진지하게 고민해 한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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