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흉포화·집단화되는 10대 청소년 범죄

입력 2012-04-19 11:22:25

또래 여자 친구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사체를 도심 공원에 암매장한 10대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들은 평소 함께 어울리던 고교 자퇴생 A(18) 양이 자신들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이 같은 끔찍한 일을 벌였다. 이들 중에는 고교생 3명이 포함돼 있고 9명 중 7명이 절도'폭행 등의 전과가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겁없는 10대'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요즘 일부 10대 청소년들의 범죄 행위는 '무서운 10대'라는 용어가 더 적합할 정도로 급속히 그 양상이 바뀌고 있다. 몇 해 전 좋지 않은 소문을 내고 다닌다며 또래 여중생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한강에 버린 10대 청소년 범죄가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고, 올 2월에는 또래 여학생을 여관 등지에 감금 폭행하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잔혹 행위를 벌인 10대 7명이 적발돼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의 범죄 행위가 갈수록 흉포화하고 집단화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은 그들의 병적인 심리 상태가 어느 수준인지를 말해준다. 마구잡이로 폭력을 휘두르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10대들의 일탈 행위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병리 현상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10대 비행 청소년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이들이 잔혹한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것은 학교 폭력의 연장선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통제하지 못하면서 이들을 무서운 괴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가 이들을 외면하고 수수방관해온 탓이 크다. 청소년 범죄가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방치하다 뒤늦게 바로잡으려면 이미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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