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타일리스트 꿈꾸는데 부모님·학교는 원치않아" 유서 남기고 아
"내가 왜 학교에서 이 새끼, 저 새끼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살아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공부해봐야 내가 원하는 건 할 수 없을 거다. 말은 '공부는 잘 못해도 괜찮아, 니가 하고 싶은 걸 해라'지만 과연 진짜 그럴까… 엄마, 아빠, 동생, 친구들! 먼저 가서 미안해. 기다릴 테니까 행복하게 살아. 사랑합니다."
안동의 한 여중생이 현실 교육과 장래 희망 사이의 괴리를 고민한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오후 7시 45분쯤 안동시 송현동 모 아파트 현관 앞에 A(14) 양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 주민 B(45)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이날 방과 후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15층으로 올라가 가방 위에 유서를 올려놓고 신발을 벗어 놓은 채 복도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는 것.
A양은 '나중에 꼭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진짜 내 장래를 위해 즐겁게 수업받기보다는 강압에 의해 45분 동안 앉아 있는 걸로 훈련받아' 등의 글을 남겨 현실 교육과 장래 희망에 대한 고민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양의 가방 속에는 미리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자살 매뉴얼'이 적힌 노트가 발견됐다.
경찰과 학교, 부모 등에 따르면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온 A양은 장래 희망으로 '가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리스트'를 꿈꿨지만, 부모와 학교의 기대는 달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지금도 친구들이랑 놀고 있는 것만 같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망연자실해했다.
A양의 담임교사는 "지난주 금요일 생일날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이 너무 많아 들고가지 못할 정도로 교우관계가 좋았다"며 "평소 문제가 없어 보였던 학생이었는데 왜 이런 결심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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