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선방' 박준혁, 안방마님 꿰찼다

입력 2012-04-18 09:51:56

박준혁이 지난달 25일 울산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대구FC 제공
박준혁이 지난달 25일 울산 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대구FC 제공

대구FC가 올 시즌 피 말리는 '1점 차' 승부를 이어가면서 '안방마님' 박준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결정적인 위기에서 골을 허용하느냐 막아내느냐에 따라 팀 승패가 좌우되는 '살얼음판' 경기가 거의 매번 펼쳐지면서 박준혁의 선방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실제 8라운드까지 진행될 동안 유독 1점 차로 승패가 갈린 경기가 많았다. 개막전 무승부, 강원FC 및 제주 유나이티드에 0대2로 진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1점 차로 승패가 결정났다. 3번은 1점 차로 이기고, 2번은 1점 차로 졌다. 1대1로 비긴 FC서울과의 개막전 역시 후반전 일방적으로 밀린 것을 감안하면 박준혁의 선방이 없었다면 진 경기와 다름없다.

팀이 3연승을 내달릴 때의 숨은 주역도 박준혁이었다. 박준혁은 자신의 별명(미친 선방)처럼 신들린 선방을 한 덕에 3경기 모두 1점 차 승부를 지켜 3연승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실제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와의 1대0 승리, 전북 현대와의 3대2 승리 때 박준혁은 '미친 선방'을 선보이며 팀의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박준혁이 지금까지 8경기에서 내준 점수는 11실점으로, 경기당 1실점이 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박준혁의 선방은 눈부실 정도다. 서울과 인천, 울산 경기에서 모두 전반 선제골을 뽑은 뒤 후반전엔 거의 '하프 게임'을 연상시키듯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그때마다 박준혁은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자랑하며 몸을 날리면서 골문을 지켜냈다.

특히 지난달 25일 울산과의 홈 경기 때는 후반 울산의 파상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4라운드 베스트 일레븐 골키퍼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박준혁은 이날 울산이 시도한 유효 슈팅 10개(총 슈팅 15개)를 모두 막아내며 '초강세 울산을 꺾은 대구 승리의 숨은 주역. 무실점 방어'라는 평가와 함께 주간 베스트에 선정됐다.

이러한 활약으로 박준혁은 시즌 시작 전 '다크호스' 이양종의 가세로 '붙박이 주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개막전 후 전 경기에 출전하며 입지를 견고하게 굳히고 있다.

박준혁은 2010년 경남FC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한국 축구 대표 '수문장'이었던 김병지에 밀려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다 지난해 대구로 옮겼고, 지난해 중반 이후 대구FC의 붙박이 골키퍼였던 백민철의 부상을 틈타 주전 자리를 꿰찬 뒤 지금까지 대구의 '안방마님'으로 골문을 굳게 지키고 있다.

박준혁은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한 만큼 잘한다고 방심하거나 한 번 못했다고 좌절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해 경기에 나서고 한 경기 한 경기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사진) 대구FC 올 시즌 8경기 스코어 및 승패

3월 4일 FC서울 1대1 무

10일 강원FC 0대2 패

18일 인천 유나이티드 1대0 승

25일 울산 현대 1대0 승

31일 전북 현대 3대2 승

4월 7일 제주 유나이티드 0대2 패

11일 경남FC 2대3 패

14일 수원 삼성 0대1 패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