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김형태·표절 문대성 해법, 새누리당 3갈래 고민

입력 2012-04-16 10:53:24

'털고 가나, 덮고 가나?'

새누리당이 '김형태 문대성 딜레마'에 빠졌다. 성추문과 논문표절 의혹을 해소하라는 국민과 야권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중이다. 여론 추이를 보자는 의견도 있지만 야권의 맹공이 숙지지 않아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의견도 비등하다.

두 당선자에 대해 16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는 '출당시키자' '스스로 탈당토록 하자' '법적 판단을 지켜보자'는 이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당'은 당의 공천 검증력이 약했음을 인정하는 꼴이지만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고, '자진 탈당'은 당선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당이 입을 손해가 크지는 않지만 잘못을 회피한다는 느낌을 준다. '일단 관망'은 두 당선자를 향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보자는 것인데 조사가 길어진 뒤 잘못을 인정하게 되면 후폭풍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단점으로 셈법이 달라 명확한 답이 제시되지 못했다. 하지만 '성누리당' '표절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어 가급적 빨리 정리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이날 오전 김 당선자(경북 포항남울릉)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좀 지켜봐 주면 안 되겠냐. 그런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면 돈으로 해결했지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녹음이 짜깁기 돼 있었다. (제수씨가) 기자회견 전에 협박했고 (제가) 협박당한 사실을 알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당이 출당이나 자진 탈당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는 "주광덕 비대위원을 뺀 모든 분들(비대위원)과 통화했는데 모두들 '안타깝다. 지켜보자'고 했다"며 "곧 명예회복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두 당선자를 시급히 처리하자고 주장키로 했던 이준석 비대위원과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문 당선자도 사면초가다. 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기에 논문 표절이 확정되면 IOC 선수위원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미국 한 언론은 "문 당선자의 표절은 현직에서 사임한 헝가리 대통령의 표절보다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문 당선자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그를 내칠 경우 국가적 손실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당이 두 당선자 문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152석을 확보해 둔 상태에서 단독 과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선거법 위반 관련 사안이 조사 중이기도 해 '사실 확인 뒤 결정'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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