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훔쳤다'…9년만에 도루, 박석민 안타에 결승점

입력 2012-04-14 09:31:18

넥센에 2대0승…오승환 시즌 첫 세이브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 경기에서 6회말 1사 1루에서 5번 박석민 타석 때 1루 주자 이승엽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 경기에서 6회말 1사 1루에서 5번 박석민 타석 때 1루 주자 이승엽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승엽은 뛰고, 박석민은 불러들이고.'

발이 느리기로 소문난 이승엽이 베이스를 훔치고 타격감 좋은 박석민이 한 방을 터뜨렸다.

삼성 라이온즈가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첫 대결서 선발투수 고든의 호투와 박석민의 결승타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 3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광주 원정경기를 1승1패로 마감하고 한 숨을 돌린 채 대구로 온 삼성은 13일 넥센을 상대로 홈 첫 승을 노렸다. 그러나 선발 등판한 넥센의 왼손 외국인 투수 밴헤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경기는 힘겹게 풀려갔다. 전날 12안타를 폭발시켰던 방망이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식어버렸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 '콩트' 한 편이 준비되고 있었다. 박석민이 주연을 맡았고, 이승엽이 빛나는 조연으로 나섰다. 밴헤켄에 고전하던 6회 볼넷으로 진루한 이승엽이 1사 1루에서 누구도 예상못한 깜짝 도루를 감행, 성공시킨 것이다. 이승엽은 넥센 배터리가 박석민과의 승부에 집착하는 사이 큰 어려움 없이 2루를 훔쳤다.

이승엽에 허를 찔린 넥센은 박석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빠르고 짧은 안타라 홈으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았으나 넥센의 좌익수 조중근이 공을 더듬는 사이 이승엽은 무사히 홈베이스를 밟아 이날 결승점을 얻었다.

프로 9년 동안 35개의 도루밖에 성공하지 못했던 이승엽은 이날 2003년 8월 22일 대구 현대전 이후 9년 만에 승리를 부르는 도루 한 개를 추가했다.

박석민은 "이승엽 형의 도루로 단타면 점수를 뽑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떻게든 공을 쳐 안타를 만들려 했고, 다행히 코스가 좋아 안타가 됐다"고 말했다. 박석민은 이날 2루타 포함 안타 3개를 몰아치며 삼성의 타선을 이끌었다. 박석민은 16타수 9안타 1홈런으로 타율을 0.563까지 끌어올려 최형우가 부진한 삼성의 중심타선을 떠받치고 있다.

삼성의 외국인 투수 고든은 6.1이닝(2피안타 2볼넷 6삼진)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동안 등판 기회가 없었던 끝판대장 오승환은 8회 2사 1루서 등판해 1.1이닝 퍼펙트 투구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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