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형태·문대성 '계륵 처분' 숙제로

입력 2012-04-13 10:42:41

놔두자니 당 도덕성 큰 흠집, 내쫓자니 과반 의석수 붕괴…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해서 가지기엔 별로 소득이 없는 사안을 두고 '계륵'(鷄肋)이라고 표현한다. 닭의 갈빗살과 같다는 뜻이다.

김형태 새누리당 당선인을 향한 당내 인사들의 속내를 나타내는 말 중에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저명한 전략가들은 "'계륵'은 서둘러 버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미련이 낳은 산물일 뿐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젊은 피, 이준석 비상대책위원이 김형태 당선인을 포함해 이번 총선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후보들의 출당을 언급해 화제다.

이 비대위원은 12일 매일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들의 출당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원내 과반의석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대선이라고 했다. 이 비대위원은 이에 앞서 기자들에게 "성추문 파문이 있었던 분과 논문 표절 문제가 있었던 분 등 국민의 우려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과반 의석을 무너뜨려서라도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과 부산에서 금배지를 단 김형태'문대성 당선인을 향한 표현이다.

그는 "출당 권고를 하게 되면 열흘 뒤에 제명"이라며 "어떤 절차든지 당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엄격한 처벌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 비대위원은 "19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 두 사람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비대위원들 간에 있다"고 말해 조만간 총선기간 중 물의를 일으킨 후보들에 대한 당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수씨에 대한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김 당선인의 경우 향후 정국운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어 당 차원의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여기자 성추문 사건에 휩싸인 최연희 의원과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가 된 강용석 의원 등 성추문과 관련한 당내 국회의원들에 대해 강경한 조치(출당)를 취한 바 있다.

하지만 원내 과반 의석이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원내 과반보다 1석 많은 152석을 획득했는데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을 출당시킬 경우 원내 과반 정당의 지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걸어온 길과 그동안의 선택을 감안하면 이 비대위원 발언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며 "어찌 보면 물의를 일으킨 후보들이 알아서 처신해 달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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