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사·기능성 원단 "국내 넘어 세계로"…종합섬유업체 ㈜딘텍스코리아

입력 2012-04-13 07:44:23

㈜딘텍스코리아는 세계적인 원사 업체들과 협력해 국내에 특수사 공급업체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기업이다.
㈜딘텍스코리아는 세계적인 원사 업체들과 협력해 국내에 특수사 공급업체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기업이다.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으로는 절대 앞서갈 수 없습니다."

㈜딘텍스코리아는 세계적인 섬유소재 업체와의 협력으로 '특수소재'분야에서 독보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회사다. 단순 해외 특수사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닌 연구를 통해 신개념 원단을 만들기까지 하는 종합 섬유업체다.

◆대나무섬유 공급에서 시작

2003년 3월 '코리아텐브로'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연 딘텍스코리아는 대나무섬유(TENBRO) 소재를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 공급했다.

이철호(47'사진) 대표는 "단순한 원사, 원단은 이미 중국시장에 따라잡히던 시기에 이를 돌파할 방법은 앞선 기술력의 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와 판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를 위해 수차례 해외 유명 섬유소재 업체를 오가며 계약에 힘썼고 처음 대나무섬유를 국내에 들여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나무섬유의 국내 독점권을 따냈지만 보급은 쉽지 않았다. 대나무 섬유 소재가 가지는 장점을 업체에 이해시키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소재의 가격에 비해 몇 배 비싼 제품을 업체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이 대표는 "처음에 이 소재를 가지고 업체들을 방문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의심했다"며 "또 내가 원하는 품질의 실을 뽑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2년간 품질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딘텍스코리아는 대나무섬유를 만들어내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특수소재에까지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상호를 현재의 딘텍스코리아로 바꾼 뒤 축광사(빛이 나는 야광실)와 고강력사 등을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 공급했다.

회사 측은 "국내 섬유업체들이 고기능성 원사를 원하는 것에 맞춰 세계시장을 누비면서 특수소재들을 발굴했다"며 "필요에 따라서는 품질의 안정성을 위해 직접 사가공 해 품질이 검증된 제품만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회사는 냉감면사(Ice Cotton), 발열원사(Cera-Heat), 냉감원사(StoneCool), 나일론 필라 사염사(NYD) 등 다양한 원단 라인업을 갖춘 국내에서 손꼽히는 특수사 공급업체가 됐다.

◆해외 업체와 협력으로 성장

딘텍스코리아의 생산분야는 크게 패션소재와 기능성 원단, 파노라마 특수프린트 등 3가지다. 회사는 일본과 유럽, 대만 등 특수소재를 생산하는 기업 7곳과 계약을 맺어 국내에 특수사를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태리의 명품 업체들은 소재에서부터 특수사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만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실을 만들어내면 원단 자체에서부터 중국이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국내에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특수사만으로 한 해 130억~150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부터는 아웃도어 분야에 뛰어들어 소재 외에 기능성 원단도 생산했다. 아웃도어 의류가 땀 때문에 몸에 달라붙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D 텍스'를 개발했다. 3D텍스는 특수원사들과 특수가공에 의해 개발된 독특한 단면 입체구조의 원단이다. 회사 측은 "입체 구조면을 피부 쪽에 배치해 피부에 달라붙는 것을 피하고 통기성을 극대화했다"며 "평면구조면은 외피로 배치해 일반 제품과 차이 없이 깨끗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3D텍스는 현재 발명특허 출원 중이다.

파노라마 특수프린트의 경우 실사와 동일한 느낌의 프린트를 할 수 있어 점차 다양해지는 아웃도어 의류의 겉감에 적용 가능한 제품이다. 회사는 스위스로부터 수억원을 들여 특수프린트기를 들여왔다.

◆킵히트로 세계를 노린다

회사는 지난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주력 제품을 내놨다. 해외 업체와 협력개발한 '킵히트(Keep-Heat)'다. 보온 안감 원단인 킵히트는 스위스의 첨단기술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인체의 열을 복사시키는 원리를 이용, 보온성이 기존 제품보다 약 5℃ 정도 높다.

이 대표는 "특히 수차례의 세탁에도 기능의 변화가 없는 반영구적인 제품이다"며 "40W짜리 전구의 10cm 거리에서 원단표면온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 안감 원단보다 무려 5~7℃ 정도 온도가 높게 측정됐다"고 밝혔다. 또 인체 자체의 열을 복사해 보온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빛에 의한 발열 제품들의 단점인 빛이 전달되지 못하는 의류 안쪽이나 야간에도 그 기능이 확실히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내구성도 인정을 받아 지난해 노스페이스에 독점 납품했다. 딘텍스코리아는 킵히트를 해외 원사업체와 협력개발해 전 세계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한 아웃도어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주력 제품이 됐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대다수에 납품 계약이 체결돼 있다. 세계를 노리기 위해 의류에 부착되는 설명서에도 킵히트는 영어와 프랑스어, 일본어 등 5개국어를 사용했다.

지난해 15명의 직원으로 160억원의 매출을 올린 딘텍스코리아는 올해 2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킵히트를 키워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며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딘텍스코리아의 이름도 세계에 알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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