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에 따라 태풍 속으로 빠져들며 집권 말기 무기력 증상을 보일 것으로 우려했던 청와대가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11일 오후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가 시작될 때 쯤만 해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새누리당의 선전이 확실해진 반면 서울을 제외하고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선전을 벌이는 곳이 나타나지 않자 안도하는 빛이 역력했다.
출구조사에서 민주통합당이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약진한 데 이어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선전을 펼친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강남 일부 지역도 흔들리는 모습마저 보인 것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실제 개표가 시작되면서 출구조사 예측과는 달리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 가능성이 높아지자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선방'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145석까지 얻을 것이라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왔다"면서 "현재 개표 추세라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넘어 '승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거 구도를 '새누리'MB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는데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예상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야권이 국회 의석 수를 대폭 늘려 향후 국회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19대 원(院) 구성에서 야당이 상임위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 구성 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한편 청와대 내부에서는 새누리당이 강원과 충청 지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을 놓고 "'박근혜의 힘'이 발현된 선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야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인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에서의 승자가 대선에서 이긴다는 속설이 연말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보면 새누리당의 완승이 아니라 우열을 쉽게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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