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최복은의 '나의화풍'…황토 화법에 매진"

입력 2012-04-12 07:45:07

"진정한 우리 그림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찾고 싶었어요."

지난달 말 서울과 경주에서 전시 '임천 최복은, 세계를 스케치하다'전을 마친 화가 최복은(사진)은 자신만의 화풍을 소개했다.

1983년 처음 프랑스 파리를 갔을 때 서양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중국 그림이냐'고 물었다. 그때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서양인의 눈에는 먹, 화선지, 붓을 사용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그림이나 우리의 그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 그것을 깨닫고 그는 '언젠가 나만의 화풍을 선보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후 그는 점태화법과 황토를 이용한 적토화법, 합존화법 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활동했다.

"황토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없었어요. 화선지에 황토가 들어가면 그 무게 때문에 버티지 못하거든요. 저는 하늘도, 사람도, 짐승도 세상의 모든 것을 황토로 그리지요."

최복은은 구상 작가들과 비구상 작가들의 반목을 직접 목격했다. 서로 인정하지 않고 깎아내리는 것이 안타까웠던 그는 '구상과 비구상이 한 화면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발상한 것이 '합존화법'. 구상과 비구상, 또 그것을 포개어 보여주는 이미지는 각각 그의 독립적인 화풍을 만들어주었다. 한 화면 안에 구상, 비구상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

"먹만 고집한다면 희망이 없어요. 동양과 서양의 구분 없이 회화는 회화일 뿐이지요."

그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바람처럼 전세계 곳곳을 여행다녔다. 한번 꽂히면 그곳이 아프리카 오지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 여행에서 만난 풍경, 사람을 놓치지 않고 스케치했다.

"나만의 화풍으로 언젠가 독도를 그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외국의 기법을 도입했다면 언젠가 우리도 우리만의 기법을 수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