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혹은 사랑방 같은…진화하는 휴대폰 매장

입력 2012-04-09 10:29:15

대형마트 등 다양한 곳에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는 휴대폰 자급제 5월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휴대폰 매장이 진화하고 있다. 직접 IT제품을 써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위주로 하면서 카페를 매장 안으로 들이거나, 지역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 다양한 곳에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는 휴대폰 자급제 5월 시행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휴대폰 매장이 진화하고 있다. 직접 IT제품을 써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위주로 하면서 카페를 매장 안으로 들이거나, 지역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카페 같은 휴대폰 매장, 동네 사랑방 휴대폰 매장'.

8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휴대폰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피향이 매장 안에 가득했다. 매장 한쪽에는 'SMART & COFFEE'라고 쓰인 공간이 있었다. 카페에서는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주문받은 커피를 뽑고 있었다.

대학생 이연진(24'여) 씨는 커피 한잔을 받아들고 매장 내에 체험용으로 구비된 최신형 스마트폰을 살펴봤다. 이 씨는 "지나친 호객 행위와 강압에 가까운 구매 권유가 떠오르는 기존 휴대폰 매장과 달리 휴대폰을 비교 체험해 보고 여유 있게 커피도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휴대폰 매장이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로 무장하고 있다. 체험 위주의 매장과 음료, 전문상담 서비스 등으로 5월부터 시행되는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를 대비하고 있는 것.

휴대폰 자급제가 시행되면 대형마트나 해외에서 구입한 휴대폰도 주파수 대역만 맞으면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휴대폰 판매채널 간의 경쟁이 심해져 휴대폰 매장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핵심으로 내놓은 전략은 '체험형 매장'이다. 기존 휴대폰 매장에서는 모형 모델을 전시해둬 여러 제품을 체험해보지 못했던 반면 최근 등장하는 매장에는 체험용 제품을 전시해 직접 써보고 살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3일 대구 동구청 인근에 카페형 고객체험 매장을 열었다. 매장 내 카페에서는 최고급 원두를 사용하고 전문 바리스타를 고용해 여느 카페 못지않은 질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스마트폰, 태블릿PC, IPTV 등의 첨단 스마트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을 체험할 수 있고, 전문 카운슬러 직원들의 상담을 받거나 기기를 구매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페형 체험 매장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 신규 매장을 낼 때는 이런 형태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는 체험형 매장 올레에비뉴와 함께 지난 2010년부터 문을 연 지역밀착형 매장인 올레홈 확대를 통해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올레홈은 요금수납 등 각종 통신업무 처리와 함께 우산 대여, 택배 등 고객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단한 다과를 내놓는 등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휴대폰 매장이 밀집된 지역이 아닌 대단위 아파트 단지 인근에 매장을 열어 주민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KT 관계자는 "휴대폰 자급제가 도입되면 휴대폰 판매매장 간의 경쟁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체험형'카페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업체들도 속속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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