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서 새누리 싹쓸이 정치적 고립과 직결

입력 2012-04-09 10:37:53

4'11 총선은 8개월 뒤 치러질 12'19 대통령선거의 징검다리 내지는 예선전이다. 총선 승패가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야가 바삐 셈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했고, 대선에 직접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역의 관심도 역시 높다. 지역 총선 결과와 연말 대선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새누리당 인사들은 한 석이라도 더 얻어 박 위원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대구경북 예상 성적표 역시 전석 석권이다. 대구경북이 박 위원장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가 더 많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지역주의를 넘어서서 지역에 연연하지 말고 사람 보고 찍자"고 했다. 고 박사는 대구에 출마한 김부겸 민주통합당 후보와 광주에 나선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영남과 호남으로 양분된 '지역주의 선거 타파'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봤다. 고 박사는 "대선을 앞두고 양당의 텃밭인 대구와 광주에서 상대 후보 한두 명을 당선시키는 것이 대선 전략에도 유리할 것이며 그런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박사의 논리는 광주가 새누리당 후보 뽑아줬는데 영남권은 도대체 뭐하냐, 새누리당이 독식해 놓고 대선 때 호남에 표 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당당하게 윽박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3일 전남대 강연에서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기존 정당 구도를 타파하고 새로운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젊은 층이)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며 "호남과 영남 등에서는 이미 어느 당이 우세하다고 정해져 있는데 우리 시민의 손으로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4일 경북대 강연에서도 "당리당략에 흔들릴 수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 의지가 있고 진정성이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봐야 한다"며 "총선 후보를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후보의 진정성과 실행 의지"라고 밝혔다.

지역주의 벽을 넘는 데 실패한 경험이 있는 이강철 전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는 이번 총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특보는 2005년 대구 동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서 44%의 지지율을 받은 바 있다. 이 전 특보는 "광주에서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고 대구에서 야권 후보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하면 대구는 정치적으로 고립된다. 즉, 박근혜의 대선도 지금보다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전 특보는 "다른 지역에서 표를 달라고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로 광주에서 이정현이 떨어지고 대구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되면 대구는 '정치 1번지'가 된다"고 덧붙였다.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도 "여태 대구 사람들은 '광주도 새누리당 안 뽑는데 우리가 민주당 뽑아줘야 하나'라고 말했는데 이번에 광주에서 이정현이 당선되면 대구는 뭐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윤 전 부총리는 또 "대구가 가장 필요한 건 균형감"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북갑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구본항 후보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구 후보는 "총선이 어떻게 끝나더라도 매한가지다. 대구경북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는 80~90%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다. 후보들이 괜히 박근혜 마케팅을 해서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거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던 전국의 시선이 이번에는 대구와 광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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