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후보들을 대상으로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되는 TV토론회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잇따라 무소속 후보들의 참가를 거부하고 있어 총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경쟁자들의 토론회를 TV로 지켜봐야 하는 무소속 후보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당장 해결책도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현행 선거법상 방송토론회 비초청 대상인 무소속 후보는 토론회에 참가하려면 초청 후보들이 전원 참가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히 최근 4년 동안 출마를 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들은 토론회 참가자들의 동의가 없을 경우, TV토론회 참석이 불가능해진다. 물론 언론사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가 넘으면 되는데 신인으로서 5%는 하늘의 별 따기다. 또한 유력 후보라도 조사 자료가 없으면 안 된다. 이리저리 제약이 너무 많아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대구 북을에 출마하는 김충환 무소속 후보는 4일 "선관위 주관으로 KBS대구방송총국에서 생방송으로 방영되는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새누리당 서상기 후보의 비동의로 참석을 하지 못하고 연설회로 대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거대 집권여당의 후보가 뭐가 무서워 무소속 후보의 토론회 참석을 거부해 주민의 알 권리를 빼앗느냐"며 반발했다. 대구 북을의 경우 새누리당 서상기 후보와 통합진보당 조명래 후보, 무소속 김충환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으로 TV토론이 이뤄질 경우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됐던 곳이다.
앞서 2일 실시된 달성군선거관리위원회 주관 MBC방송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종진 후보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한 무소속 구성재 후보 역시 선거사무소에서 상대후보들의 토론회를 지켜보며 분을 삭여야만 했다. 구 후보는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TV후보자토론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구 후보는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조항을 새누리당 후보가 악용하고 있다"며 "선거방송 토론 규정이라는 법망 뒤에 숨어버린 겁쟁이 정당 후보자들의 비도덕적 행태에 대해 달성지역 유권자들이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고 했다.
기성 정당 후보의 불참으로 토론회 자체가 무산된 경우도 있다. 4일 케이블TV선거방송기획단 등이 공동으로 주관한 동구갑 지역 후보들의 TV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유성걸 후보와 민주통합당 임대윤 후보가 모두 불참해 취소됐다. 무소속 오태동 후보는 "두 후보자의 얄팍한 정치적 술수와 유권자를 무시하는 오만함으로 인한 일방적 불참으로 인해 유권자의 알 권리는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며 "유권자들에게 정책과 공약의 검증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 안타깝다"고 했다.
경산청도와 영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권우'김경원 후보는 2일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토론회 참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공정한 선거관리로 볼 수 없다. 특히 유권자에게 지지율이 5%에 미달하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크고, 토론회와 연설회는 방송노출 시간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으므로 선관위는 즉각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희'유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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