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구서 보탠 한마디 "공약의 진정성"

입력 2012-04-05 10:23:35

경북대에서 강연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오후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학생 3천여 명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강연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오후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학생 3천여 명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강연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4일 대구를 찾아 선거와 관련된 개인적 생각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경북대 강연에서 그는 스스로 "민감한 시기에 강연을 하게 됐다"면서도 민감 사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진 않았다.

안 교수는 "50년을 살았는데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선택을 했다. (내가 직접) 3당 창당했으면 (의석) 확보를 많이 했을 수도 있는데 안 한 이유는 사회 발전에 도구로 쓰이겠다는 쪽으로만 결정하겠다는 게 강했다"며 "(대선은) 선택하는 게 아니고 주어지는 거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선출직 후보 검증에 대한 견해도 내비쳤다. 안 교수는 "총선 후보를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후보의 진정성과 실행 의지"라며 "어떤 사람이 우리를 존엄하게 여기고 안타까운 상황을 이해하는지 해결책을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야기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검증의 핵심 키워드로 "실행 의지가 있는 진정성"이라고 거듭 강조한 그는 "후보자들은 철학, 방향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은 이를 매니페스토 경쟁 바탕 위에 올려놓고 비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날 발언은 앞서 열린 전남대'서울대 강연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기존 정당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젊은 층의 선거 유도를 강조하면서 앞으로 정치를 하게 되면 안철수식으로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강연의 숨은 목적이 '떨어진 지지율을 올리고 대선 후보로서 정치력을 시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그의 지지층은 젊은 층에 국한돼 있거나 중장년층으로의 확산이 단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 강연에서 한 중년 남성이 '안철수 빨갱이'라고 외치며 강의 초반에 '재'를 뿌린 것을 보더라도 그의 인기는 어느 정도 허점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보다 분명한 정치적 행보가 안 교수에게는 절실하다. 현실 정치를 부정하면서 어떻게 현실 정치에 뛰어들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에게 명확한 설명을 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더디기만 한 그의 정치 행보는 아직도 현실 정치를 부정하는 단계에 정체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경북대 강연의 경우 지역의 일부 야권 후보들이 현장을 찾았으나 사진 촬영은 물론 인사조차 나누지 못했다. 안 교수 측이 정치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