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센터 200억 투입, 제조업체들 입주 등돌려
대구 북구청이 추진 중인 안경산업 육성이 겉돌고 있다. 북구청은 안경업체가 한곳에 모이는 '토탈 비즈니스센터'건립에 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안경 제조업체들은 기술 유출과 임대료 부담 탓에 센터 입주를 꺼리고 있다. 또 구청은 안경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보다는 안경거리 조성 등 외형 가꾸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일 오후 대구 북구 노원동의 한 골목길. 작은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선 골목에 차량 수십 대가 주차된 공터가 있었다. 이곳은 북구청이 안경산업 토탈비즈니스센터(이하 안경센터) 건립을 위해 매입한 땅으로 부지 면적만 3천여㎡에 이른다. 북구청은 25억원을 주고 이 땅을 매입, 지난해 안경센터 건립 계획을 세웠다. 북구청은 200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7층(연면적 1만3천500㎡) 규모로 안경센터를 조성, 안경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아파트형 공장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센터의 수혜자가 될 안경업체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대구 안경관련업체 10곳 중 6곳가량이 직원 5명 미만의 영세업체라 아파트형 공장의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곳에서 7년간 안경제조공장을 운영해온 이모(43) 씨는"안경업체는 직원 5명 미만이 60%가 넘을 정도로 영세하다"며 "비싼 임대료를 주고 센터에 들어가려 하겠느냐. 디자인과 기술유출 가능성도 센터 입주를 꺼리는 이유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또 안경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보다 외형 가꾸기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구청은 2년 전 19억5천만원을 들여 침산교~노원네거리 1.1㎞ 구간에 안경 가로등과 안경 표지판, 조형물을 설치하며 안경거리를 조성했다.
하지만 안경업체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안경테 공장 김모 사장은 (47)은 "영세한 안경업체들은 수출을 하고 싶어도 품질 보증을 할 수 있는 계측장비가 없어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안경거리 등 외형 가꾸기에 쓸 돈으로 업체에 설비 지원을 해주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안경거리는 2006년 대구안경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시행한 것으로 원래 사업 목적이 거리 경관 조성이었다"면서도 "안경센터가 건설되면 업체의 임대료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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