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전문가' 한우물 파는 대구 경신고 2년 박상현 군

입력 2012-04-03 09:29:43

경신고에서
경신고에서 '인텔'이라고 불리는 박상현 군이 자신이 직접 조립할 컴퓨터 부품을 들고, 최고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대구 경신고등학교에 '인텔'이라 불리는 학생이 있다. 학교공부에 전념해야 할 고교 2학년이지만 컴퓨터 하드웨어에 푹 빠져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컴퓨터 전문가가 되고 싶은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한우물만 파고 있다. 부모뿐 아니라 담임교사, 친구들도 한우물을 파는 이 학생을 막을 방법이 없다. 블로그 활동 1년 만에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 파워 블로거로 올라섰고 곧 사업자등록을 내고 창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하루 평균 2천∼2천500건, 총 조회 수 93만여 건에 달하는 블로그(http://www.redmoonpc.com)를 갖고 있는 박상현(17'경신고 2년) 군이 주인공이다. 컴퓨터 케이스 조립, 쿨러 등 각종 부품 등에서 압도적인 정보력과 획기적인 도안으로 컴퓨터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파워 블로그에는 각종 인터넷 광고 제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사양하고 있다. 인텔 코리아에서 신제품 발표회장에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할 때, 2번이나 초청받기도 했다. 당시 인텔 코리아는 이 블로그의 운영자가 대구의 한 고교생임은 생각조차 못했다. 이후 박 군은 학교에서도 '인텔'로 불리기 시작했다.

"컴퓨터 부품 조립뿐만 아니라 케이스, 쿨링 시스템 등에 일찍부터 눈을 떴어요. 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 저만의 도안으로 새로운 케이스를 디자인하고, 또 컴퓨터 내부의 열을 식혀주는 쿨러를 연구하는 일을 했습니다. 최근엔 제가 직접 디자인한 케이스를 스테인리스로 시제품을 만들어 블로그에 올려놓았는데 사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고교생들과 달리 일찍 자신의 길로 접어든 박 군은 올해 안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고교생 창업주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다. 물론 장'단기적인 목표도 분명하다. 먼저 카이스트 정보과학기술대학 전산학과에 입학해 졸업한 뒤 인텔에 취직하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인텔 못지않은 한국 컴퓨터 기업의 CEO가 되는 것이다.

교내 행정실 및 교사들의 컴퓨터까지 다 고쳐주고, 튜닝까지 조언해주는 박 군은 현재 GSG(경신 사이언티스트 그룹)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경신고와 경북대가 함께 하는 IT R&E 연구강좌에도 한 달에 2번(격주 토요일)씩 참여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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