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방과후 프로그램, 교회도 역할 해야죠

입력 2012-04-02 07:46:15

주 5일제 수업…교회 토요 프로그램 앞다퉈 내놔

시민성결교회 앞마당에 설치된 풋살장과 그곳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어린이들.
시민성결교회 앞마당에 설치된 풋살장과 그곳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어린이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3월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대구 교회들의 근심이 늘어가고 있다. '놀토'가 증가하면서 학생들이 학원 공부나 여가활동에 전념해 자칫 '주일학교'에 타격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 이제 주말에 학생들을 교회로 끌어들이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교회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상당수 교회가 이에 대응하려고 자체 연구위원회를 조직, 다양한 토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고 저마다 '주일학교 부흥'을 목적으로 '토요일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앙 위주에서 체험과 학습, 놀이 등 방과후학교 개념의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성결교회(북구 복현동)는 2년 전 교회 앞마당 830㎡를 풋살장으로 변신시켰다. 주5일제 수업에 대비해 토요일마다 어린이 축구교실을 열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는 현재 토요일마다 교인 자녀와 지역 어린이 20여 명이 모여 무료로 축구를 배우고 축구 시합을 벌이고 있다. 김선일 목사는 "예전에는 축구교실을 2주마다 있는 '놀토'에 했으나 올해부터는 매주 토요일 열고 있다"며 "축구교실에 참여하는 일부 학생들은 일요일 오후에도 모여 축구를 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이 교회는 올해 2월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토요일 무료 음악, 미술교실도 개설했다. 교인들 가운데 전공자들의 자원봉사로 성악, 바이올린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토요일 영어교실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 이 교회는 교육부서에서 주5일제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주기적으로 연구회 및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프로그램에 변화도 줄 예정이다. 김 목사는 "주5일제 전면 시행으로 학부모들은 주말에 결국 학교 내 방과후학교나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 교회가 이런 점을 고려해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삼덕교회(중구 삼덕동2가)는 지난해 10월 전면 주5일제를 대비해 교육위원회를 구성, 매주 회의나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 최근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우선 다음 달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성경강좌를 열 계획. 이 강좌는 일반 성경강좌와 달리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고 인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 어린이들의 인성 기르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 교회는 2월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어성경강좌를 열었고 지난달부터는 어린이 대상 영어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독서마을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독서마을은 교인 가운데 국어교사를 뽑아 일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모습을 통해 느낀 점을 발표하고 독서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는 수업이다. 이 수업은 호응이 높아 교인 자녀보다는 지역 어린이들의 참여가 많다고 한다. 원래 일요일마다 열렸으나 조만간 토요일로 옮기거나 토, 일요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시내에 있어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오는 지리적 요건을 감안해 어른들이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김태범 목사는 "초등학교 자체로 토요 프로그램이 있다 보니 우리 교회에서는 학습 프로그램은 되도록 하지 않는다. 대신 요즘 학생들이 인성 부분이 취약하기 때문에 인성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규모가 큰 교회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동신교회(수성구 만촌 3동)는 2년 전부터 다양한 토요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마다 바둑, 야구, 창의력교실 등 다양한 방과후학교를 진행하고 있는 것. 또 지역 학생 가운데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을 뽑아 일반 학원강사 수준 이상의 강사들이 토요일마다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치는 '글로벌리더 스쿨'도 진행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