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분위기… 그들만의 선거되나

입력 2012-03-30 11:17:21

4'11 총선을 앞두고 지역의 선거분위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29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대구경북 시내 곳곳이 출마후보자들과 선거운동원들로 넘쳐 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이 느끼는 선거분위기는 무관심하다 못해 시들하다.

새누리당의 늑장'낙하산 공천에 불복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고 야권'무소속 단일화 바람까지 가세, 출마후보자들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후보와 선거 관계자들만의 선거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 선거전이 흐를 경우 4월 총선이 정치권만의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 같은 썰렁한 선거분위기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새누리당의 후보 공천이 너무 늦게 이뤄지는 바람에 선거구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운동기간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 새누리당의 돌려막기, 낙하산 공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등 반새누리당 분위기가 한때 조성됐으나 지역 유권자들이 선택할 마땅한 대안이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별로 없다는 판단이 결국 무관심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선거 열기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달아오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 때문에 새누리당에 대한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야권이나 무소속의 전투력이 기대치를 밑돌아 선거 열기 조성에 역부족이었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야권 단일화 바람도 산발적으로 일어났고 성공률도 낮았다. 패자가 승자를 돕는 승복의 문화가 부족한 점도 단일화 시너지 효과 불발의 원인이었다.

야당에서도 후보자들을 전 선거구에서 내기는 했지만 일부 선거구에서만 새누리당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어 선거전을 달아오르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과거 같으면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닐 유세차들도 소음공해 민원 탓에 가급적 큰길로 다니고 있어 선거전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기껏 유권자들이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는 대목은 출퇴근길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을 섞은 인사와 거리 곳곳에 걸린 후보자들의 현수막 정도다.

그 결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광범위하게 번져 있다. 선거에 대한 무관심의 밑바닥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29일 대구 북구 태전동에서 만난 김창환(44) 씨는 "평소 안 그러다가 선거 때만 되면 표 달라고 시끌벅적하게 하고, 악수를 하다가 당선되면 현수막만 걸어놓고 주민들을 직접 만나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도 되지 않은 시점에 보도된 일부 언론들의 섣부른 여론조사 결과도 선거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누가 나설지 구도도 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적으로 정당지지도에서 압도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후보만 좋게 만든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 "혹시나 했는데 대구는 역시나 해보나 마나 한 선거"라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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