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가 올 시즌 '제2의 영'호남 라이벌 대결'을 예고했다.
삼성과 기아가 2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첫 만남에서 3시간 41분 동안 뜨거운 벤치싸움 속에 연장 혈전을 벌였다. 삼성은 10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기아를 11대10으로 물리치고 시범경기 5연패 후 3연승을 이어갔다.
마운드에 무게 중심이 쏠린 양 팀의 승부는 예상과 달리 33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후끈 달아오른 방망이 대결로 전개됐다. 삼성이 달아나면 기아가 쫓아가고, 기아가 역전하면 삼성이 재역전하는 경기 흐름이었다.
믿었던 선발 장원삼과 불펜 맏형 정현욱이 부진했지만 삼성은 경기 후반 흐름을 빼앗기고도 다시 찾아오는 모습으로 디펜딩 챔프로서의 한층 단단해진 전력을 보여줬다.
이승엽의 홈런 등으로 4점을 먼저 뽑은 삼성은 5회초 장원삼의 난조로 동점을 허용했다. 곧바로 5회말 2점을 더 뽑아 달아났지만 기아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6회초 1점을 따라붙은 뒤 6회말 다시 2점을 내주자 8회초 대거 5득점 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삼성도 물러서지 않았다. 8대10으로 뒤진 9회말 3안타를 집중시키며 동점을 만든 삼성은 10회말 1사 1루에서 박석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주자를 불러들이며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실망스런 점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펼쳤다. 전임 감독과의 대결엔 큰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올해 기아와의 경기가 흥미진진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과 기아(전신 해태)는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최대의 라이벌이자 프로야구를 이끈 명가였다. 삼성과 기아는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1986, 1987, 1993) 격돌하며 라이벌 구도를 갖췄고, 1986년 한국시리즈 3차전서 해태 선수단 버스가 불에 타는 사고로 이어지는 등 영'호남 대결로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이 김응용'선동열 등 해태의 간판 감독을 영입하면서 지역 구도는 희미해졌고, 기아도 순혈주의를 포기한 2009년에 이르러서야 열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이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류중일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데 이어 기아가 올해 선동열 감독을 16년 만에 고향 팀으로 컴백시키며 라이벌 구도는 다시 불이 붙었다.
여기에 코치진도 영'호남 출신으로 순혈주의를 갖췄다. 삼성은 김성래'김현욱(경북고), 장태수(대건고), 양일환'김태한'김용국(이상 대구상고) 등 지역출신 일색의 코치진을 구성한 데 이어 강기웅(대구고) 코치를 15년 만에 컴백시켰고 권영호(대건고) 스카우트까지 가세시켰다. 2군에 새 둥지를 튼 황병일 전 기아 수석코치 역시 경북고 출신이다. 기아도 선 감독과 81학번 동기이자 해태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이순철(광주상고) 전 LG 감독을 수석코치로 임명했고 신동수(광주상고), 박철우(광주일고) 코치를 불러들였다. 삼성에 있던 정회열(광주일고), 김평호(군산상고) 코치의 합류에다 기존의 이강철'김종국'차영화(이상 광주일고), 백인호'이건열'조규제(이상 군산상고) 코치까지 지역 연고주의를 극대화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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