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신들의 도시 앙코르와트. 울창한 밀림 속에 앙코르와트 유적이 숨어 있다. 고대 앙코르 왕조의 유적이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며 지구촌 관광객을 유혹한다. 오랫동안 밀림에 뒤덮여 있던 이 유적군은 1860년 프랑스인 식물학자 앙리 무오에 의해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그 후 중국의 만리장성, 고대 이집트 유적 등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거대한 유적군을 하루에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다. 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이나 일몰 시간에 들러보자. 특히 일몰 시간이 되면 낮에 보았던 모습과 다른 앙코르와트를 만날 수 있다. 타는 듯한 태양이 기울고 거대한 건축물들 위로 낙조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사원 곳곳은 동화 속 무대처럼 신비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신들이 노닐던 먼 옛날로 순간 이동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든다. 노을이 물드는 유적 저편에서 반라의 여신이 불쑥 나타나 거대한 유적에 스민 크메르인의 삶과 지혜를 느껴보라고 속삭인다. 늦은 오후 성역을 거닐며 즐기는 신들과의 데이트. 황홀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찬란한 유산 앙코르와트
캄보디아 여행은 앙코르와트가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앙코르와트라 부르는 유적은 거대한 앙코르 유적군을 대표하는 하나의 사원일 뿐이다. 앙코르 유적군은 앙코르와트를 비롯해 앙코르톰, 타프롬, 톰마논, 스랑스랑 등 9세기에서 13세기에 걸쳐 이 일대에 조성된 앙코르 왕조의 사원, 왕궁, 무덤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그중에 웅장한 규모와 잘 보존된 앙코르와트가 특히 유명하다.
앙코르와트는 수르야바르만 2세에 의해 1113~1150년 건설됐다. 폭 200m 해자와 5.5㎞ 성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터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사원 내부로 들어가면 본전 높이가 65m나 되는 중앙사당을 중심으로 5개의 원뿔 탑이 자리 잡고 있다. 사원은 전생, 현생, 그리고 내생을 뜻하는 독특한 3층 대칭구조다.
사원 회랑 벽면을 가득 채운 정교한 부조와 부조 하나하나가 전하는 이야기는 접할수록 신비롭다. 이 부조들은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비롯해 비슈누 신과 아수라의 싸움,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 등 힌두교 신화를 구현한 것이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입체적으로 새겨져 당시 크메르인의 신앙과 사상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앙코르와트에서 가장 높은 3층 성소는 승려들 외에 오직 왕들만 오를 수 있는 신성한 장소다. 정상에 오르면 사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은 70도에 달하는 급경사 계단을 거쳐야 한다.
앙코르와트는 일출과 일몰 장소로도 인기다. 일출은 북쪽 연못 앞에서 볼 때 가장 환상적이고 일몰은 3층 성소에서 해자 쪽을 내려다보는 것이 일품이다. 앙코르와트와 바이욘 사원의 중간 지점에 있는 높이 65m 언덕에 세워진 프놈 바켕 사원에서도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다. 밀림 사이로 황혼이 깔리면서 붉은빛이 거대한 석조 건축물을 물들이면 일순간 숨 막히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 순간을 기다려온 수많은 관광객들도 숨죽이며 자연이 선보이는 축제에 빠져든다. 일몰 무렵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리므로 서두르는 것이 좋다. 일출을 보고자 한다면 호텔 프런트에 '툭툭'(오토바이 택시)을 예약해 두면 편하다.
◆왕도 앙코르톰
앙코르와트에서 북쪽 길을 따라가면 만나는 앙코르톰도 앙코르와트 유적군을 대표하는 곳 중 하나다. 앙코르톰은 12세기 자야바르만 7세가 축조한 거대한 도성이다. 폭 100m 해자와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쳐진 앙코르톰은 성벽 한 면이 높이 8m, 길이가 무려 3㎞에 달한다. 도성은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볼거리도 많다. 바이욘 사원을 비롯해 바푸욘 사원, 왕궁터, 코끼리 테라스, 라이왕의 테라스 등이 이어진다.
그중 앙코르톰 중앙에 있는 대규모 석조 불교사원인 바이욘 사원이 대표적이다. 이곳 회랑에도 동서남북 벽면에 정교한 부조가 새겨져 있다. 앙코르와트 부조와 달리 여기서는 신화나 전투 장면과 함께 당시 서민생활의 모습이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새겨져 있어 흥미를 더한다. 지상전투나 수상전투를 묘사한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쟁터 한쪽에서 밥을 짓느라 분주한 여성들의 모습이나 투견과 투계에 빠져 있는 남자들의 현장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투계는 지금도 이곳 일반 대중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이 밖에 사원 곳곳에 남아있는 사면상의 미소도 만나볼 수 있다. 바푸욘 사원 북쪽에는 옛 왕궁 터가 있다. 융성했던 제국은 사라지고 현재는 건축물 몇 채만 남아 폐허나 다름없다.
앙코르와트 입장료는 1일권 20달러, 3일권 40달러, 7일권 60달러다. 매표소 운영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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