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끼리 '단일화 바람'…대구경북 총선구도 변수로

입력 2012-03-27 10:39:04

대구 중남구 북갑 경주 등 여론조사후 밀어주기 합의

제19대 총선 투표일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경북 선거 구도에 무소속 후보 단일화라는 주요 변수가 등장하고 있다. 이 흐름은 26일 공식 출범을 선언한 '무소속희망연대'의 행보에도 새로운 동력을 전달할 것으로 보여 새누리당 후보들의 일방적인 우세 분위기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각 지역별로 일정한 지지세를 보유한 유력 무소속 후보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새누리당 공천=당선'이라는 지역의 '자판기 투표' 관행을 깨트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 등록 직후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무소속 후보 간 합종연횡(合從連衡)은 자칫 새누리당 절대 우세로 흐를지도 모를 지역의 선거구도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자칫 싱거운 승부로 끝날 것 같던 선거판이 다시 '긴장 모드'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 중남구와 북갑, 그리고 경북 경주 등 세 곳이다. 대구 달서갑에서는 이미 현역인 박종근 국회의원과 도이환 전 대구시의회 의장 사이에 단일화를 성사시켜 기세를 올린 바 있다.

대구 중남구에선 현역 의원인 배영식 후보와 박영준 무소속 후보가 25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27일 하루 동안 여론조사기관 2곳을 통해 1천 명씩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 28일 단일후보를 발표한다.

역시 현역 의원인 대구 북갑의 이명규 후보는 대구시의원 출신인 양명모 후보와 26일 후보 단일화에 동의하고 29일 복수의 조사기관을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 30일 단일후보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잘못된 공천을 출마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토종 TK 일꾼,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는 후보가 나서야 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경북 경주에서도 김석기 후보와 정종복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24일 단일화에 합의한 이들은 27일 오후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밖에 김경원'최기문 후보가 무소속으로 뛰고 있는 영천, 박명재'정장식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고 있는 포항남울릉 등지에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단일화에 나서고 있는 후보들이 참여하고 있는 '무소속 희망연대'는 이들의 단일화 가세로 가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모임에는 이미 대구 8곳의 무소속 후보가 참여하고 있으나 단일화 효과를 등에 업고 경북지역의 후보로 외연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인물론'을 앞세워 중도 성향의 부동층을 공략할 경우 새누리당으로선 상당한 압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무소속 단일화가 지역 선거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들 역시 친 새누리당 후보라는 점에서 정치적인 차별성보다는 공천 탈락에 따른 반발이라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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