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서 뺀 돈 상당액이 ELS(주가연계증권)로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예탁결제원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규모는 4조6천억원으로 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1월(2조7천억원)에 비해서는 7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단기 고점인 2,000선을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중립 성향을 보이면서 ELS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석은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연초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달 셋째 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99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100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펀드 환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 상당수가 최근에야 원금 회복에 성공해 수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2007, 2008년 펀드 열풍 시기에 펀드에 가입한 이들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처를 물색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했던 시기와 대비되는 행보다. 당시에는 증시 불안감 확산으로 투자 심리가 강하게 위축되면서 ELS 발행이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의 ELS 열풍은 증시 대기수요에 해당하는 펀드 환매 자금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에 잔류하는 현상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지난 2009년 이후 자금 흐름이 펀드 환매→ELS→자문형랩으로 움직였던 것처럼 중기적으로는 ELS 수요가 더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가 지속되자 펀드나 주식시장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워하는 투자자들이 ELS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
그러나 ELS를 선호하는 움직임은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풀이도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해 9월 이후 급락했다 올 들어 급상승하는 증시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원금에 더 집중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
박희철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금융실장은 "ELS의 득세는 앞으로의 장세를 횡보장으로 내다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수가 60% 이하로만 빠지지 않으면 손해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2011년 9월 1.9
10월 1.7
11월 2.5
12월 3.3
2012년 1월 2.7
2월 4.6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