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큼은 1당 독점 깨자"…대구경북 지식인 시국선언

입력 2012-03-23 10:31:40

26일 교수·변호사 등 참여…지역현안 관련 최초 '궐기'

"이번 총선 만큼은 특정 정당이 대구경북을 독점하는 구도를 깨뜨려야만 지역과 국가가 발전합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교수와 변호사, 의사 등 여론 주도층 500여 명이 지역 발전과 정치권의 건전한 경쟁문화 조성을 위해 4'11 총선에서 특정 정당의 독점 구조 청산을 호소하는 시국선언을 한다.

지역 지식인들과 여론 주도층이 전국적인 이슈에 동참하는 시국선언을 한 적은 있지만 지역 현안에 대해 자발적으로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대 100명, 계명대 100명, 대구대 100명, 영남대와 대구가톨릭대 각 50명의 교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구지부 변호사 및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일부 의사 100명 등 500여 명은 26일 오후 대구 흥사단 강당에서 '대구 지식인 500인 선언문'을 발표한다.

경북대 김형기'배한동 교수, 대구대 전형수 교수, 계명대 장병옥 교수, 영남대와 대구가톨릭대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현재 시국선언 서명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은 "대구는 1988년 13대 총선부터 지난 18대 국회까지 20여 년 동안 특정 정당의 아성이 돼 버렸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묻지마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들은 무사안일에 빠졌고, 대구 경제는 더욱 침체돼 민생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상호 견제와 경쟁이 없는 정치 풍토 아래서는 나라의 장래도, 지역발전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현재 대구 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져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외지로 빠져나가고, 생산 경제는 활력을 잃고, 소비 경제는 위축돼 일자리가 날로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데도 정치권은 명확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정치인들은 선거만 되면 나타났다가 당선되면 서울로 가버린다고 개탄했다.

이때문에 이번 4'11 총선은 장기화된 특정 정당의 지역정치 독점 구조를 청산하는 계기가 돼야 하고, 지역을 걱정하고 대변하며 지역을 위한 비전과 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 또 식견이 있고 양심적인 야당 후보를 몇 명이라도 당선시켜 특정 정당이 독주하는 정치구조를 바꿔 대구가 민주화의 전통과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시국선언자들은 호소했다.

계명대 장병옥 교수는 "예민한 시점이지만 특정 정당은 선거가 임박했는데도 후보가 선거운동조차 하지 않고, 이름도 듣지 못한 인사를 낙하산 공천하는 것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며 "특정 정당이 독주하는 정치구조를 바꿔 대구가 민주화의 전통과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시국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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