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조폭 과시형 전유물 아닌 '패션 아이콘'
타투(tattoo). 문신이다. 몸에 다양한 문양이나 글씨를 새겨 넣는 것이다. 문신을 떠올리면 부정적인 시선을 버릴 수 없다. 조직폭력배의 과시형 전유물이란 인식과 겹쳐진다. 하지만 요즘은 문신 대신 타투라고 표현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타투의 역사
대구보건대 이현주 뷰티코디네이션과 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타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교수는 "타투의 시작은 인류의 문화가 시작된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원시시대에 우리의 몸은 인식과 예술의 중심이었다.
타투를 통한 물리적인 몸의 변화를 통해 주술적인 요인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했다"고 했다.
타투의 흔적은 BC 200년 이집트 시대의 미라에서 나타난다. 오랜 역사 속에서 명예스런 장식이 아니라 주로 범죄자나 노예의 흔적으로 인식되는 등 형벌 또는 오명의 낙인이었다. 이 교수는 이런 배경을 두고 "타투는 언제나 이방인의 위치에 있었다"고 표현한다.
타투는 현대에 와서 1960년대 후반 이후 상업광고와 TV 프로그램, 영화, 무대 위나 퍼포먼스 아트 등 예술적인 작품으로 승화돼 '타투 르네상스 시대'를 맞는다.
1970년대는 저항문화와 연관된 예술로, 1990년대부터는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의 패션, 장신구로 접목돼 새로운 대중문화예술의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타투는 불법(?)
오늘날 타투는 이제 낯설지 않은 문화현상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피부에 상처를 내고 물감을 들여 시술하는 타투의 경우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시술하면 불법 행위(의료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타투이스트들의 활동도 자유스럽지 못한 상태다. 일반인들은 이런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어 타투 시술을 의료인에게 받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또한 타투 시술은 그 수요에 비해 전문적으로 시술하는 인력이나 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타투는 이제 어둠 속 표현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내 타투의 본거지는 서울 홍대 부근이다. 일명 '홍대 타투'는 젊은이들에게 심미적, 상징적 의미로 재조명되면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패션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타투를 애용하면서 타투문화가 청소년과 젊은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노출이 심해지는 여름에는 운동으로 가꿔온 자신의 몸매와 함께 타투를 드러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내 몸이 캔버스'
'무서운 형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문신은 이제 다양한 기법과 장르로 분화되고 있다.
사람들이 타투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몸을 보호하고 부귀영화를 바라는 부적 형태에서 시작해 요즘은 연예인'스포츠 스타 따라 하기와 함께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스포츠 스타의 타투 모습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한 양궁선수는 팔에 올림픽 로고를 선보였고, 수영 선수의 허벅지에는 상어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여름철 해수욕장에서는 팔뚝과 어깨 등에 '헤나 타투' '스티커 타투' 등 화려한 멋을 낸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타투의 모양도 여러 가지다. 남성들은 호랑이를 비롯한 동물들을 선호하고, 여성들은 귀엽고 앙증맞은 문양이나 글씨를 새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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