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료관광으로 승부한다!] <2>현지 공략이 해법

입력 2012-03-21 10:12:47

"안 오면 찾아간다" 해외마케팅

여성메디파크-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 국립병원에서 여성메디파크 여준규 대표원장이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 내 혹 제거술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여성메디파크-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 국립병원에서 여성메디파크 여준규 대표원장이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 내 혹 제거술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브이성형외과-브이성형외과는 지난해 태국 방콕 중심가에 현지 상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30여 명의 외국인 환자가 수술을 받았고, 이후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브이성형외과-브이성형외과는 지난해 태국 방콕 중심가에 현지 상담소를 개설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30여 명의 외국인 환자가 수술을 받았고, 이후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의료관광은 지역 의료계가 수도권으로의 환자 유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외국인 환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거나 타지역보다 더 많은 돈을 쥐여주면서 에이전시에게 읍소하는 전략으로는 대구 의료관광이 성공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감동과 신뢰를 앞세운 산부인과 여성메디파크병원과 브이성형외과의 해외 전략은 시시하는 바가 크다.

◆여성메디파크병원-카자흐스탄 의사들, 대구의 의술에 감탄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들이 두 번째 아이를 자연분만하는 '브이백(VBAC) 시술'과 함께 자궁을 들어내지 않고 혹만 제거하는 복강경 수술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여성메디파크병원. 이곳 여준규 대표원장은 지난해 11월 바쁜 수술 일정을 쪼개 2주간 중국 및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에선 직접 복강경 수술도 했다.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립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여성메디파크를 방문해 수술과정을 배웠고, 고국으로 돌아간 그 의사의 권유로 카자흐스탄 정부가 여 원장을 초청한 것. 8일간의 방문에서 6명을 수술했다. 카자흐스탄 의사들은 자궁 내 거대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 대부분 자궁을 제거하지만 여 원장은 복강경 수술로 혹만 제거했다. "의료 수준이 20년가량 차이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세부적인 장비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의료진의 수술 능력도 많이 뒤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이후 카자흐스탄 국립병원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여성메디파크병원에서 이뤄지는 각종 수술, 의료장비, 의료서비스에 대한 강의도 했다. 또 카자흐스탄 보건복지부 국장과 만나 서울과는 다른 대구의 뛰어난 의료서비스를 설명했고 직접 준비해 간 선물도 건넸다. 이를 계기로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시 국립병원과 협약을 맺고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러시아어 팸플릿을 가져간 그는 여성메디파크병원뿐 아니라 외과, 치과, 미용성형, 피부, 안과 등 협력 병원까지 적극 홍보하며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했다. 병원 한 곳의 홍보가 아니라 대구시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와의 교류를 통해 도시와 도시가 연결돼 지속가능한 의료관광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여 원장은 카자흐스탄 방문에 앞서 중국 광저우 오스트 아시아(Aust Asia) 본사 및 스파센터, 피트니스센터를 찾았다. 1992년 설립된 오스트 아시아는 중국 전역에 1천여 개의 스파센터를 갖고 있는 회사로 최상위 고객만 2천여 명에 이른다. 여 원장은 여성미용, 성형 및 여성검진 등 대구의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오스트 아시아와의 협력사업이 성공하면 올해 400~600명가량의 중국 최상위 고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카자흐스탄뿐 아니라 러시아, 싱가포르 등을 방문하면서 느낀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진정성 있는 마음과 배려가 앞설 때 그들도 우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브이성형외과-태국 현지 사무소 통해 신뢰감 심어줘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브이(V)성형외과는 발로 뛰는 현장 마케팅을 모토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태국, 베트남에서 '브이성형외과' 브랜드가 입지를 굳히고 있다. 중국 및 베트남 하노이 병원 한 곳과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외국에서 환자가 찾아오기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 직접 찾아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지 언어로 번역된 홍보물과 영어'중국어'태국어'베트남어 서비스를 하는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 환자들이 조금씩 찾기 시작해 연말까지 30여 명이 치료를 받았다. 브이성형외과는 올해 본격적인 의료관광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해 태국 방콕 중심가에 '브이성형외과' 현지 상담소를 개설했다. 현지에서 모든 상담을 마친 뒤 곧바로 대구에서 수술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잡지, 신문 등 언론매체 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태국 사무실에는 브이성형외과의 상담교육을 마친 태국 현지 코디네이터들이 항상 상주하며 상담을 진행한다. 아울러 3개월에 두 번꼴로 이곳 의료진과 코디네이터가 태국을 찾아가 상담도 한다. 이때는 30~40명씩 상담자가 몰린다.

브이성형외과 최원석 원장은 "대개 이런 경우 해외 에이전시를 통한 홍보마케팅이 진행되기 마련인데, 우리는 직접 현지 언론사들을 상대로 홍보 및 마케팅을 펼쳐 보다 정확하고 신뢰감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메디시티 대구와 브이성형외과를 직접 알리면서 '아시아 최고의 성형외과'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원석 원장은 "외국인 환자 유치가 대부분 서울지역 대형 성형외과로 몰리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외국에 직접 가서 우리 이름을 내걸고 상담과 마케팅을 하는 방법뿐"이라며 "비록 당장 시간과 비용 투자가 많고 아직까지 지속적인 투자 단계인데다 성과도 미미하지만 이런 노력이 결국 우리 병원을 알리고 대구를 찾게 만드는 힘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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