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서울학, 지역에는 대구경북학

입력 2012-03-20 07:06:36

교수'시민단체 34명 발족

대구경북 교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 교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학회'가 9일 창립 발기인 모임을 갖고 대구경북 정체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에 들어간다.

"이미 서울에는 '서울학'이, 인천에는 '인천학'이, 부산에는 '부산학'이 정립돼 지역 발전과 정체성 확립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지역에서도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대구경북학'을 제대로 정립해야 할 때입니다."

대구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싱크탱크' 로서의 역할을 할 '대구경북학회'가 27일 발족한다.

대구경북학회는 지역 사회에 관한 연구'조사를 통해 대구경북 사회의 정체성을 모색하고 지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탄생했다. 경북대 김규원 교수 등 34명의 지역 대학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학회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 이달 9일 경북대에서 준비 모임을 가졌다.

대구경북학회는 '대구경북인은 누구인가?'하는 물음에서 출발, 지난 역사와 현재 상황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성찰을 하자는 것. 앞으로 ▷학술회의, 연구발표회, 토론'강연회 등 학술행사와 ▷대구경북지역 관련 도서 및 문헌자료 수집'배포 ▷연구용역, 자문, 교육훈련 등 지역사회 발전관련 사업 ▷국내외 학술단체 및 관계기관과의 교류 활동 등에 나선다.

대구경북학회는 '대구경북의 오늘'에 대한 위기 인식에서 출발했다.

학회 측은 "대구경북은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낡은 산업화의 틀에 갇혀 지식기반 중심의 경제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경제적 낙후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대구경북의 젊은이들은 지역에 안착해 미래를 걸 생각을 하지 못하고 기회만 있으면 지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 측은 '대구경북학'이라는 학문을 정립,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과 문화 주체로서 위상을 회복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학은 대구경북의 과거와 역사를 재구성해 대구경북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리하기 위해 지역공동체에 대한 '기억의 재구성'을 시도한다. 또 국가의 하위영역으로만 취급된 지역 공동체를 하나의 학문적 분석 대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를 위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등 학제간 융합연구를 시도하게 된다. 학회 측은 "대구경북이 역사와 시대 정신을 성찰하는 지식인 운동의 선도지역으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7일에는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1층 국제회의장에서 학회 창립 기념 학술 심포지엄도 열 계획이다.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의 '대구경북학의 사명 자각'이라는 기조연설에 이어 김영화 경북대 교수와 김태일 영남대 교수의 '글로벌 시대의 대구경북학의 과제', 김영철 계명대 교수의 '지역대학과 지역발전 : 로컬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발제가 진행된다. 김윤상 경북대 교수, 오재환 부산발전연구원 지역재창조연구실장, 조명대 한국NGO학회장(단국대) 등이 토론에 참가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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