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이트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 있지만 경험의 누적, 교육이 아닌 훈련으로 습득되기 때문에 보통 단편적이고 냉소적이다. 교육 과정을 거치더라도 제대로 가르치면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면서 논쟁의 물꼬를 열어가게 되지만 잘못 배우면 논쟁을 위해 상대를 분석하게 된다. 디베이트는 어떻게 다뤄져야 할까.
디베이트 교육방법은 교사와 부모가 함께 고민하고 키워나가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님이 디베이터가 되면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전수되고, 사교육 없이도 학교에서 배운 디베이트 내용을 복습할 수 있다.
가족 디베이트 캠프의 주제 중 '노부모 부양 의무제'를 두고 부모님이 디베이터로 참여한 상황에 우리 학교 아이들은 자식으로서 찬반을 논하기에 매우 불편했다. 그런데 바로 사회 속에서 디베이트하게 되는 상황들은 이렇게 민감한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정에서부터 드러내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습관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즐거운 논쟁을 하면서 건강한 시민으로 클 수 있다.
지혜로움은 시간과 함께 오고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은 디베이트 수업에서 친구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 바빠 직접 토론 준비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해서 교사가 주도적으로 나서면 아이들의 디베이트 역량을 죽이게 된다.
디베이트 교육은 각 주제마다 아이들 스스로 자료를 찾아 인터넷 카페(네이버카페 디베이트라이프)에 덧글로 공유하기부터 학습이 시작되도록 한다. 한 개씩만 공유해도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자료가 모이는 경험을 하게 된 아이들은 나 혼자 잘난 척하는 디베이트를 알지 못한다. 디베이트의 모든 과정을 함께 준비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수준 차이가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고 잘하는 친구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다. 멋있는 디베이트는 자기가 자랑하지 않아도 같은 시간을 보낸 친구들과 선생님의 가슴으로 인정받게 된다. 디베이트 교육은 생활 속의 사랑이다.
김정순 대구상원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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