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경계없는 몸'전
디지털 시대, 사람들은 디지털 가상공간 속에 또 다른 존재인 아바타를 만들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디지털 시대 '몸'의 의미는 무엇일까. '몸'은 더 이상 피와 살을 가진 육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얼굴도, 몸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존재다. 디지털 시대의 '몸'에 대해 사유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리우의 전시 '경계없는 몸'(Boundless Body)전이 4월 8일까지 갤러리 M에서 열린다.
리우는 차갑고 단단한 컴퓨터 본체의 철판으로 사람을 만들어왔다. 컴퓨터의 각종 부품은 작가의 손을 거쳐 부드러운 곡선으로 거듭나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다. 어느덧 차가운 철판은 인간을 닮아 부드럽고 연약한 이미지의 몸을 갖게 된다. 작가는 그 얼굴과 몸에 영상을 흐르게 해, 색다른 사유의 공간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얼굴은 다비드상 등 몇 개로 한정돼 있어요. 이는 한 개의 존재가 여러 개의 몸으로 바꾼다는 의미입니다."
작가의 자화상을 보면 여자, 고양이, 실제 얼굴 등이 교차되며 나온다. '리우'라는 인간에서 다른 존재로의 확장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 우주인, 어린왕자, 조선시대 여인, 중세 기사 등의 몸에 거울을 붙여 놓은 평면 작품은 그 작품을 들여다보는 누구나 시공을 넘나드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작가에게 그러나 경계를 허물어버린 몸은 오히려 희망적인 의미다. "경계가 없다는 것은 폭력이 아니에요. 훨씬 더 평화적으로 확장된 의미이지요."
차가운 최첨단의 이미지로, 매끈하게 나왔지만 실은 작가의 엄청난 노동의 결과물이다. 단단한 쇠를 자르기 위해 작두를 사용해야 하는 험난한 작업 과정 끝에 최첨단의 '몸'이 탄생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번 전시에는 디지털 바디 안에 자연의 영상이 들어가 있다. 바다 속의 평화로운 풍경이 몸 안에 흘러 다닌다. 작가는 "자연이 우리 속에 들어와 사유한다"고 설명한다. 자연으로까지 인간의 몸이 확장된다는 의미다.
"사이보그가 괴물은 아니잖아요?" 시대와 기술의 진보에 대한 작가의 결론은 희망적이다. 단, 인간의 품 속에서 녹여냈을 때만이 그 희망은 가능하다. 작가는 그 속에서 희망을 꿈꾼다. 053)740-9923.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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