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잊어버린 식목일…대구경북 식생환경과 안맞아

입력 2012-03-19 09:52:16

중북부 지역 기후조건 맞춰져…일선 시군 3월부터 식목행사

대구 수성구청 직원과 주민들이 이달 15일 수성구 고모동 경부고속철도변 공한지에서 가진 식목행사에서 이팝나무를 심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수성구청 직원과 주민들이 이달 15일 수성구 고모동 경부고속철도변 공한지에서 가진 식목행사에서 이팝나무를 심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경북 등 남부권에서 3월 식목행사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기후온난화 등으로 4월 5일 식목일에 맞춘 식목은 중북부 지역에서만 적용 가능해지면서 대구시와 각 구청은 3월 중순부터 일찌감치 나무심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

◆절기 잃어버린 '식목일'

대구 수성구청은 15일 고산동 팔현마을에서 식목행사를 했고 서구청은 22일 이현공원에서, 대구시와 동구청은 23일 강정고령보 주변과 내동 일대에서 각각 식목행사를 갖는다.

식목일에 앞서 나무심기 행사를 펼치는 것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묘목에서 새 뿌리가 이미 돋은 4월 이후 심으면 착근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산림청도 2000년부터 전국적으로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나무심기 기간으로 정했지만 대구경북의 경우 3월 10일부터 나무심기를 권장하고 있는 데서 보듯 식목일이 절기에 맞춘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제주도와 전남, 경남은 3월 1일부터 4월 10일, 북부지역인 경기도와 강원도는 3월 20일부터 4월 30일까지 등 산림청은 지역에 따른 나무심기 권장기간을 달리하고 있다.

경북대 주성현 교수(임학과)는 "대구는 4월 초까지 나무심기를 마쳐야 착근이 잘 되고, 고사하지 않는다"며 "식목일은 농업 관련 연구기관이 몰려 있는 경기 수원의 기후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현상과 지자체의 불만 때문에 식목일 변경을 위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으나 지역별로 편차가 너무 크고 국무회의에서도 식목일의 상징성과 통일 후 북한지역 상황을 감안할 때 4월 5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주요 식목 수목은

대구지역은 최근 들어 식목행사에 이팝나무를 많이 심는다. 수성구청은 이번 식목행사에서 이팝나무만 147그루를 심었고, 대구시는 23일 있을 식목행사에 820그루 중 450그루를 이팝나무로 식재한다. 나머지는 낙동상 살리기 사업 완공에 맞춰 강정고령보 인근에 습지에서도 잘 자라는 버드나무 등을 심는다.

대구시와 각 구청이 이팝나무를 많이 심는 것은 이팝나무의 원산지가 앞산으로 알려져 친근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습지에서도 잘 자리고, 꽃도 아름다워 가로수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팝나무의 원산지가 대구로 알려진 만큼 대구를 대표하는 수종이어서 최근 식목행사 때마다 많이 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부지방산림청은 올해 25억원을 들여 영남지역에 축구장 면적의 530배인 375㏊에 금강소나무 등 경제수종 100만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경북 북부지역은 고급목재 생산을 위해 금강소나무를 심고 부산'경남지역은 석유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순환림을 조성한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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