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천자문 인문학

입력 2012-03-17 07:16:29

천자문 인문학/김갑수 편저/영선 펴냄

요즘 한자 공부가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초교학생들도 천자문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대부분 낱글자 풀이에 치중하는 단편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자문에 대한 오해와 무지가 너무 널리 퍼져 상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천자문은 양나라 무제가 왕자들을 가르칠 목적으로 당시의 대학자인 주흥사로 하여금 만들게 한 책이다. 그 속에는 자연과 지리, 역사와 인물은 물론 사람으로서의 도리와 자세까지 담긴 인문교양서이다. 논어와 맹자 등 사서의 내용을 배우기 위한 예습서인 셈이다.

저자는 "기존의 천자문 책들이 4언1구씩 풀이하며 한자풀이에 치중했지만, 이 책은 2구씩 묶어 내용풀이에 충실했다"면서 "따라서 논어와 맹자의 문장이 많이 인용되었고, 각 문장이 앞뒤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절을 이해하고 자신에 비추어 실천하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뿐만아니라 한자가 저절로 익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기존의 잘못된 풀이를 바로잡은 것이다. 흔히 '남편이 노래하니, 아내가 따라하네'라고 알고 있는 上和下睦(상화하목) 夫唱婦隨(부창부수)는 '지아비가 수신하여 부드럽게 이치에 맞게 잘 이끄니 아내도 이를 잘 따른다'는 의미이다. 唱(창)은 '부르다'는 뜻 이외에 '이끌다. 인도하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저자는 포항 출생으로 대구은행, 대구리스 등에 근무했고,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의 교재 편찬과 경전 풀이 등을 했다. 348쪽, 1만5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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