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생 남학생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음란물에 노출되고, 처음 성인물을 경험하는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청소년의 음란물 노출이 심각해짐에 따라 음란물 차단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는 등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청소년 음란물 노출 실태=주부 김모(45'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작년 11월 중학생 아들 방에 놓인 컴퓨터를 보다가 음란 동영상이 잔뜩 들어 있는 파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컴퓨터에 능숙한 김 씨는 화면을 뒤지기 시작했고, 아들이 파일 이름까지 바꾸면서 수백 개의 성인 동영상을 숨겼다는 것을 알고는 숨이 막혔다.
김 씨는 "성인물을 너무 손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정기적으로 스마트폰도 검사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중'고 남학생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음란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란물 최초 경험 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 사이로 조사됐다. 이는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의 남녀 중'고생 1만5천954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표 참조)
음란물 최초 경험시기는 '휴대전화 성인 매체'의 경우 초등학생 16.3%, 중학교 1년 27.5%, 중학교 2년 19.4%로 나타났고 '영화 등 성인용 영상물'은 초등학교 27.6%, 중학교 1년 31.1%, 중학교 2년 19.7%로 조사됐다. '온라인 음란물'은 초등학교 30.6%, 중 1년 34.2%, 중 2년 19.4%로 대답했다.
◆정부, 규제 칼 빼들었다=정부는 16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청소년 음란물 차단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기의 급격한 보급과 함께 음란물이 청소년들에게 빠른 속도로 퍼지고, 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性)인식을 조장해 성범죄의 원인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인터넷, 스마트기기, PC, 케이블TV 등 매체별로 구분해 대책을 발표했다. 인터넷은 음란물의 주요 유통경로인 웹하드 업체 등록 요건에 음란물 차단 기술을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포털사이트 등에 적용되던 자율 심의를 웹하드 업체에도 확대 적용하기로 한 것.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는 통신사 및 관련 협회와 공동으로 스마트 기기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제작해 보급하기로 했다.
PC는 판매 시 차단 소프트웨어 설치 의무화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학교 통신문을 통해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를 안내하고 설치 여부를 학부모에게 확인받도록 했다. 케이블TV나 IPTV 가입자가 희망할 경우에 성인물 결제 내역을 가입자 휴대전화에 전달하고 고지서에 청구내역을 표시하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5월부터 온라인에 유통되는 음란물에 대해 사이버수사 경찰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음란물 유통 실태나 정책 효과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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