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을 재수사한다. 민간인 사찰 사건은 2008년 지원관실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김종익 전 KB 한마음 대표의 계좌를 추적하고 압수 수색한 사건이다. 검찰은 2010년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 등 총리실 직원 3명만 기소하는 선에서 이 수사를 마무리했으나 장 전 주무관이 최근 청와대 개입 의혹을 폭로하자 재수사를 결정했다.
장 전 주무관은 자신이 불법 사찰 증거인 사무실 하드디스크를 영구 삭제한 것은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이영호 비서관) 최종석 전 행정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 전 행정관이 진실을 밝히려는 자신을 회유하는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고 청와대 이 비서관 측에서 2천만 원을 건네려 했다고 폭로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고용노사비서관실에 매달 280만 원을 상납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검찰은 2010년 수사 당시 최 전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연락용 '대포폰'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도 최 전 행정관을 간단히 조사한 뒤 무혐의로 결론 냈다. 또 이 비서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됐으나 참고인 조사만 하고 무혐의 처분해 '부실 수사'라는 논란을 낳았다. 따라서 이번 재수사는 청와대 '윗선'이 민간인 사찰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 권력이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받는 것은 독재 체제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나 검찰은 장 전 주무관의 폭로 이후 열흘 넘게 미적거리다 재수사하기로 해 수사 의지를 의심받고 있기도 하다. 검찰은 이번만큼은 명예를 걸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진상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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