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3명 돈대고 브로커 공모 선수 사냥

입력 2012-03-13 10:46:07

관련자 전원 일괄기소 LG 외 3개 구단 5,6명 가담 증거 확보는 실패

프로스포츠 경기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13일 프로야구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으로 현역 프로야구 선수 2명과 브로커 전원에 대해 일괄 기소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경기조작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는 14일 오전 대구지검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 수사결과 프로야구 경기조작은 현재 수배 중인 전주(錢主) 3명이 돈을 대고 이미 구속기소된 브로커 G(28) 씨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전직 야구선수 브로커 K(26) 씨를 시켜 현역선수들을 매수하게 했다는 것.

이후 K씨는 고교 후배인 LG트윈스 투수 김성현(23) 선수를 경기조작에 가담하게 했으며, 김 선수는 지난해 4월과 5월 세 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씩 받고 '첫회 볼넷' 등으로 경기조작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김 선수가 한 차례 실수를 하는 바람에 돈을 잃게 된 브로커 G씨가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김 선수의 변호인은 "김 선수가 지난해 총 600만원을 받고 경기조작에 가담했는데 한 차례 경기조작에 실패한 것 때문에 브로커들의 협박과 공갈에 못 이겨 자신이 받은 사례비에 집 보증금까지 보태 3천만원을 뜯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커들의 압박에 시달린 김 선수는 박현준(26) 선수를 브로커 K'G씨에게 소개했고, 박 선수는 지난해 5월과 6월 초 두 경기에서 수백만원을 받고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선수는 LG 외 다른 3개 구단 5, 6명의 선수를 브로커에게 소개해줬으며, 브로커들은 이들 선수에게도 접촉한 정황은 포착했지만 실제 경기조작 가담 및 돈거래 여부를 밝히는데는 실패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검찰 한 관계자는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에서 경기조작을 통해 돈맛을 본 브로커들이 베팅 방법이 다양하고 베팅액이 상대적으로 큰 프로야구에도 경기조작에 나섰다"며 "하지만 지난해 중순쯤 프로축구 경기조작 파문으로 다수의 브로커가 구속되는 바람에 프로야구에서의 경기조작 판이 더 커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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