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승효상 경산 상엿집 개발방향 제안
"상엿집은 죽은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를 위한 공간입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명상하면서 힘과 에너지를 얻는 공간으로서 상엿집은 보존돼야 합니다."
건축가 승효상(60'이로재 대표) 씨가 10일 경산시 하양읍 무학산 중턱에 있는 경산 상엿집을 찾았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인 승 씨는 이날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 초청으로 자신의 건축관에 대한 특강과 상례문화관 조성에 대한 구상을 설명했다.
국학연구소 조원경(55) 고문은 기울어져 가고 있는 상엿집을 복원하고 이 주변에 조성 계획이 있는 한국전통민속테마공원(상례문화관)에 대한 자문을 위해 국내 대표적인 건축가인 승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승 씨는 흔쾌히 응해 1월 경산 상엿집과 그 주변 지형 등을 살핀 후 돌아가 프로젝트를 설계를 하고 있다.
승 씨는 "경산 상엿집은 굉장히 자랑스럽고 귀한 것이다. 상여집 건축물 자체가 근사하고 결구(結構'나무를 서로 짜맞춤)가 잘 돼 있어 아주 정교하다"며 "쓰러져 가고 있는 상엿집은 그 자체가 중요한 시각적 대상물로서 원형대로 수리 복원하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상엿집 주변에 부속건물은 현대에 맞게 지어야 한다고 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보존의 원칙에는 옛날 건물(상엿집)이 있다고 해서 부속건물도 다 옛날 건물로 지으면 진본(상엿집)도 가짜로 보이니까 현대에 맞게 지어야 합니다."
승 씨는 상엿집 주변에 명상관 등 사유'명상 하는 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의 문화나 옛날 건축 양식은 본래 삶과 죽음이 한 공간에 있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묘지들이 시내 한복판에 있는 곳이 많습니다.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항상 같이 있어야 도시가 경건한데 우리는 다 쫓아내니까 도시가 천박하고 경박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승 씨는 "우리가 세우는 건축물과 도시는 언젠가는 허물어진다"며 "중요한 것은 건축과 도시와 더불어 우리가 어떻게 살았던가 하는 기억만이 영원하고 진실하다"고 말했다.
국학연구소 대구경북지부(지부장 황영례)는 3년 전 영천 한 마을에서 상엿집 관련 문서들을 사들였고, 전통 장례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민속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경산 상엿집과 관련문서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66호로 지정됐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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