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없으면 불안도 없어 몸은 부자요, 마음은 행복"

입력 2012-03-12 09:32:26

'행복한 부자학회' 창립 영남대 경영학부 박정윤 교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맞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절대 빈곤층이 증가하고 OECD 국가 중 이혼율과 자살률이 1위입니다. 정신질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모든 게 개개인들이 상대적으로 불행하며 가난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7일 대구 한 호텔에서 대학교수, 일반 직장인, 대학(원)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색학회가 창립됐다. 학회의 명칭은 '행복한 부자학회'. 이날 학회 첫 총회에서는 20여 년간 '행복한 부자학'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고 학회창립준비위원장이었던 영남대 경영학부 박정윤(62'사진) 교수가 초대 회장에 추대됐다.

"'행복한 부자학'은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 부자가 될 수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할 수 있죠."

'행복한 부자학'개념은 박 교수의 개인적 경험과 반성에서 탄생했다. 1988년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던 그는 명색이 '박사'임에도 전셋집에 사는 게 가난하다고 여겼고 부자가 되고 싶었다. 이에 기업재무관리를 전공한 경영학 박사 전공을 살려 주식투자도 하고 집도 샀다. 하지만 여윳돈이 좀 생기면서 남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이를 떼이면서 늘어난 이자와 마음의 불안은 더욱 쌓여만 갔다.

"언젠가 새벽기도에서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마라'는 로마서 성경말씀이 뇌리를 스쳤어요. 그때부터 빚을 모두 갚자 마음이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더군요."

이러던 차에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다시 간 박 교수는 성경 속에 나타난 빚과 가난한 자에 대한 본격적인 정의를 연구해 볼 수 있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부자는 가난한 자를 주관하고 빚진 자는 채주의 종이 되느니라' 잠언 말씀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를 통해 '부자=채권자, 가난한 자=채무자'란 등식을 찾았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빚이 없다면 가난하지 않으므로 부자일 수 있고 빚에 대한 불안이 없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른바'행복한 부자'의 기본 개념을 터득하게 됐다.

"때마침 IMF가 터져 기업, 국가, 개인이 모두 빚 문제로 우왕좌왕하던 때 학회에서 '행복한 부자' 개념을 발표하자 특강요청이 줄을 이었습니다."

박 교수는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경제적인 생활재무관리를 대학생들에게 교육할 필요성을 절감했고 '행복한 부자학'이란 과목명으로 인터넷 강의 콘텐츠 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2006년부터 인터넷 강의를 시작했다.

이 강의는 대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처음 200명으로 한정된 정원을 넘어 대학 측은 수강생을 400명으로 늘려야만 했다.

첫 강좌가 인기를 모으면서 박 교수는 '성경으로 배우는 증권투자'(2007), '성경으로 배우는 기업경영'(2008)을 잇따라 개설했다. 현재까지 이 3개 강좌를 수강한 학생만도 8천여 명이 넘고 있다.

"'행복한 부자학'은 실제 개인의 경제생활을 성경과 경영이론적 성격을 접목한 융합학문이기 때문에 관심을 모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제 학회가 출범했으니 앞으로는 경제교육과 사회적 기업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학회는 이외에도 연 2회 학회지를 발간해 국내외 관련기관, 단체와 연구 및 학술교류, 학회 공동개회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행복한 부자학' 박 교수의 인터넷 강의는 kocw.net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며 전문학자 외 일반인들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다.

"빚은 분명 삶을 옥죄는 올가미입니다. 과소비와 신용카드 남용으로 결코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플러스적 삶을 살려면 방만한 소비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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