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누비는 이색車 '부릉∼ 부릉∼'

입력 2012-03-10 08:00:00

①길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360도 회전하는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다음의
①길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360도 회전하는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다음의 '로드뷰'촬영 차랑. 다음커뮤니케이션 제공 ②진공프로펠러가 가동되면서 청소 솔에 있는 흡입구 밸브를 통해 각종 쓰레기와 흙먼지 등을 빨아들이는 노면청소차량.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③CCTV를 통해 길거리에 있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촬영하는 단속차량.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땅은 좁고 차량은 넘치는 나라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인 자동차 강대국입니다. 연간 약 386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그중 약 261만 대를 수출하죠.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 역시 1천800만여 대에 육박합니다.

그런 만큼 이색적인 차량들도 많습니다. 생활환경이 변화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필요에 의해 다양한 모습의 차량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길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색다른 모습의 차량들을 들여다봤습니다.

◆내 손안의 움직이는 지도, 로드뷰 촬영차량

길을 다니다 사방에 카메라가 부착된 차량과 한 번쯤 마주친 분들 계시죠? 바로 포털사이트 '다음의 로드뷰', '네이버의 거리뷰' 정보 수집을 위한 차량들입니다.

이 차량들, 전국 곳곳 가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찍은 화면을 통해 지도를 검색하면 실제 거리 사진을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간판 및 도로 이정표까지도 선명하게 확인이 가능할 정도죠. 이는 어안렌즈를 장착한 상용 DSLR 카메라 4대가 차량의 전후좌우 사방에 설치가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4방향의 사진을 촬영한 뒤 필요 없는 부분을 버리고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 동그란 사진을 시스템적으로 만드는 겁니다. 촬영하면서 GPS 위치 데이터 및 방위각을 사진에 입력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사진을 통해서 사용자는 각 방향을 돌려가면서 360도 회전하는 파노라마 사진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약 10m 간격으로 촬용된다고 하네요. 공원, 산 등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곳은 사람이 직접 20㎏ 무게의 특수 촬영장비(파노집)를 어깨에 올리고 걸으면서 촬영한다고 합니다.

거리뷰 사진을 찍는 일은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비가 오는 날이나 구름이 많이 껴서 최상의 화질을 얻어내기 어려울 때는 촬영을 하지 않고 있다"며 "그 외에 비가 온 이후에도 차량 위에 탑재된 카메라에 물이 튀거나 하는 경우에는 최적의 사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날씨가 맑은 날, 도로 노면이 마른 상태에서 주로 촬영 작업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혹시 지나가다 내 차, 혹은 내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는 거 아닐까 염려스러우시다고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찍힌 사진들은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차량의 경우에는 번호판을 일일이 모자이크 작업을 통해 지우게 되고요, 길을 가는 사람들의 얼굴 역시 모자이크 처리합니다. 그러니 길을 가다 로드뷰 차량을 마주치면 과감하게 손가락으로 'V'자 한 번 그려주셔도 괜찮을 겁니다.

구글과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들도 경쟁적으로 입체지도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새로운 수익 모델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최근 포털에서 검색광고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지도 시장은 새로운 광고 수익원을 창출해내고 있는 거죠.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입체지도 시장은 '내 손안의 움직이는 지도'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해 9월부터 실내 로드뷰 서비스인 '스토어뷰'도 시작했습니다. 파노라마 뷰어를 통해 업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화면과 내부 구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평면도 등으로 구성된 건데요. 이를 이용하면 음식점, 펜션, 병원 등의 실내 인테리어나 분위기 등까지도 앉아서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걸어다니는 뚜벅이족들을 위한 보행자용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도보 길찾기' 서비스도 개시했습니다. 원하는 장소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과 총 거리, 경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실제 걸어다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시설물, 도로정보, 주차장, 출입구, 계단, 횡단보도 등 다양한 지형 정보를 제공받습니다. 경유지를 5개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경로 중 최단거리나 계단을 제외한 길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도로를 깨끗하게, 노면청소차량

길을 가다 보면 가끔 가장자리 차로에서 '윙~'하는 소리를 내며 도로를 청소하는 차량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진공청소차량'인데요. 가정의 진공청소기와 마찬가지 기능을 합니다. 진공프로펠러가 가동되면서 청소 솔에 있는 흡입구 밸브를 통해 각종 쓰레기와 흙먼지 등이 빨려 들어가는 거죠. 차량 1대당 나흘에 2.5t 정도의 흙먼지를 빨아들인다고 합니다. 이런 진공청소차량은 경유차의 경우에는 5천200만원(8t 기준), CNG차량의 경우에는 1억9천만원 정도로 비쌉니다. 진공청소차량은 새벽 3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도로 전 구역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합니다.

그런데도 왜 굳이 환경미화원들을 두고 비싼 진공청소차량을 이용하느냐고요? 일단 환경미화원 10명이 할 수 있는 일을 한꺼번에 하니 인력감축 효과가 크다고 하고요. 흙이나 모래를 비롯해 미세먼지까지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기계가 사람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도로와 접한 인도 부분이나 차량 갓길 주차된 구역 등은 환경미화원이 투입돼 직접 빗자루로 쓸어야 하는 불편함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살수차도 있습니다. 살수차는 노즐을 통해 노면에 물을 분사할 수 있도록 만든 특수차량인데요. 살수차량은 여름철 오존주의보 발령 시 한 번에 많은 물을 분사해서 노면의 지열을 빨리 식혀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미세먼지가 많거나 오염지역 청소 시 고압 분사를 통해 노면을 깨끗이 세척하는데 사용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겨울철에는 동파 위험이 높아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네요. 가격은 1억3천만원(8t 기준)가량입니다.

최근에는 진공청소차량과 살수차의 기능을 결합한 복합기능 차량도 등장했습니다. 물을 뿌려 세척하고 먼지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건데요. 2억2천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활용도 측면에서는 훨씬 유용하다고 합니다. 하수구 내 모래 퇴적은 물론 분진발생도 막아 하수구 퇴적물 제거에 드는 경비절감과 대기 환경오염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주민 임준성(40'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노면청소차량이 한 번 지나가면 도로가 말끔해져 마음까지 후련해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출근길 시민들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바쁜 아침 시간, 노면청소차량과 맞닥뜨렸다가는 그 육중한 몸매에 느린 속도에 답답함을 느껴야 하는데요. 이호영(43) 씨는 "며칠 전 가뜩이나 회사에 지각할 상황이어서 마음이 다급했는데 노면청소차량이 앞길을 가로막아 노심초사 안절부절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불법 주정차, 꼼짝 마라!

잠시 불법 주정차를 했다가 단속 스티커를 발부받은 경험,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있을텐데요.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길거리를 걸어다니며 현장 사진을 찍고 단속 스티커를 발부했지만 요즘은 주정차 단속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CTV가 부착된 차를 타고 다니며 단속을 하는 거죠. 이런 주정차 단속 차량은 일반 차량을 개조해서 사용하게 되는데요, 그 비용은 대당 3천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주정차 단속 차량에는 보통 2인 1조로 탑승하게 됩니다. 한 명은 운전을 하고, 조수석에 탄 사람은 CCTV를 조종해 불법주차 차량을 촬영하는 건데요. 컴퓨터 키보드로 조종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방향만 맞춰 주면 CCTV가 자동으로 차량 번호를 인식해 사진을 찍는 거죠.

이동식 CCTV 단속은 순환식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한 구역을 정해 한 바퀴 돌면서 1차로 위반 차량의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돌면서 5분 이상 불법 주정차한 차량을 단속하는 방식입니다. 일단 단속에 앞서 방송부터 하고요, 그래도 이동하지 않는 차량은 CCTV에 고스란히 증거자료가 남겨집니다.

차량을 바짝 붙여놓으면 번호판 찍는 게 불가능하지 않느냐고요? 그런 '꼼수'를 쓸 생각일랑은 아예 마셔야 합니다. 차량이 여러 대 붙어 있어도 육안으로 번호판을 구별할 정도의 틈만 있으면 번호판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차로 다시 한 번 구역을 더 돌면서 단속 스티커가 발부됩니다. 이건 불법 주정차 단속에는 경고장을 발부한 뒤 5분 이상 기다려 주는 '5분 예고제' 때문입니다. 5분 후에도 그대로 주정차가 돼 있을 경우에는 꼼짝없이 4만~5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거죠. 다만 과태료를 선납하면 20% 감면해줍니다.

하지만 이 '5분 예고제'가 모든 지역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도, 교차로, 도로 모퉁이 5m 이내, 횡단보도 10m 이내, 보행자 전용도로 등에 주정차한 경우에는 예고 없이 바로 단속이 될 뿐만 아니라 견인까지 될 수도 있으니 불법 주정차, 조심하셔야 합니다.

◆굴러다니는 호박, 이색 홍보차량

도심을 누비는 커다란 호박. 대구에서는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진 나이트클럽의 홍보 차량입니다. 경차 위에 차량 만한 호박 모양의 조형물이 올려져 있어 한눈에도 나이트클럽 홍보 차량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돕니다. 한때는 일렬로 줄지어 도심을 활보하면서 업체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주부 김나연(34) 씨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워낙 눈길을 잡아끄는 홍보 차량 덕택에 그 명성만은 익히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나이트 홍보 차량. 대구만의 명물은 아닙니다. 전국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동일한 이름을 가진 나이트클럽이 전국에 부지기수입니다. 하나같이 호박 모양을 얹고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끕니다. 트럭이나 경차 등 홍보에 활용되는 차량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호박'입니다. 서산에서는 트럭 화물칸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한 대형 사이즈의 호박 덩이를 얹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따 한때는 수박 모양의 차량이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다른 나이트클럽은 뿔 모양을 한 조형물을 얹어놓고 도심을 달리며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색적인 홍보 차량은 한눈에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입니다. 이 때문에 선거철이 되면 각종 유세전에 이색 차량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과거 순천시에서는 가스배달일을 했던 한 후보가 가스배달 통을 그대로 실은 채 일과 선거유세를 동시에 해 눈길을 끈 적이 있었고, 리무진 버스나 자전거, 경차를 이용한 이색 선거전을 펼쳐 화제가 된 후보도 있었습니다. 여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4'11 총선에서는 또 어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까요?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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