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6 판세점검, 영남과 호남

입력 2012-03-06 18:10:29

영남서 새누리 "盧風 막아라"..야권 10석 안팎 목표, 호남서 野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이 끝난 지금, 영호남의 판세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2차 공천이 끝난 6일 점심시간 대구시내 모 식당가. 육국수를 시킨 70대의 두 남자 어르신의 화제거리도 4.11 총선을 향해 있다.

"부산 사상에 나온 손수조 아주 당차던데. 문재인이 하고 붙어서 아주 당차더라고" "워낙 거물급하고 붙어서, 아주 관심의 대상이 됐어"

화제의 대상은 부산 사상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올해 27살의 손수조 후보이다. 손수조 후보는 블로그에 매일 매일 활동상을 적고, 선거비용을 공개하고 있다. 전세비용 3천만원으로 이번 선거를 치른다. "3천만원으로 선거 뽀개기'가 그의 선거 캠페인이다. 이미 강용석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서 손수조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고, 새누리당 이준석 비대위원도 손수조 공천확정의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여론전에서는 아직 문재인 후보에 12% 이상 뒤지는 것으로 한겨레신문은 보도했다. 하지만 정치판에 등장한지 불과 며칠되지 않은 상황에서 36%대의 지지율을 확보한 것은 기존 새누리당의 지지세 때문이었다고 치더라도 앞으로 더 끌어올릴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남과 호남은 여야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4·11총선에서도 영호남 모두 여야가 의미있는 '정치실험'을 진행 중이어서 결실을 맺을 지가 관심사이다.

유권자의 기대에 따른 텃밭 '물갈이 공천'은 적지 않은 내부 진통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영남..부산 '친노 바람'이 열쇠 = 67개 지역구가 있는 영남에서는 부산.경남(PK)의 판세가 심상치 않다.

이곳의 야권 의석수는 4석에 불과하지만 이른바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노풍(盧風)'을 일으켜 지역구도를 완화시키겠다며 대거 도전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김영춘 전 최고위원,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등이 한꺼번에 출마한 부산과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과 경선을 치를 김해을은 야풍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다.

새누리당은 부산 사상에 27세의 정치신인 손수조씨를 '문재인 대항마'로 내세웠다.

문성근 최고위원이 공천된 북·강서을은 전략지역으로 정해 후보를 물색 중이고,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이 공천장을 받은 부산진을도 후보를 고심 중이다.

새누리당은 적어도 PK에서만큼은 '노풍'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선거구도가 벌써 '노무현 대 박근혜', '과거권력 대 미래권력'의 구도로 잡혀가고 있다.

이는 여의도 정가의 관측과는 달리 PK의 바닥민심이 옛 '노무현 정부'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여당의 선거 프레임을 빠져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영남권 전체적으로는 3∼5곳을 노리고 있다.

부산과 달리 '정치적 불모지'인 대구에서는 김부겸 최고위원이 수성갑, 임대윤 전 동구청장이 동갑에 출마해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게 당내의 평가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3석을 차지한 경남과 울산 지역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호남 야권연대 주목..새누리 이정현 '씨앗' 틔울까

30석이 걸린 호남에서는 야권 성향의 일부 무소속 후보 출마지역을 제외하고는 민주당의 독식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호남 대부분 지역에서 후보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위한 전략지역으로 통합진보당에 일부 선거구를 내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광주 서구을에 혈혈단신 출마한 이정현(비례대표) 의원이 민주당 텃밭에서 여당의 '씨앗'을 틔울 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이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4년간 국회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호남 예산 지킴이'로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후보라는 약점을 딛고 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구을이 야권연대 유력 지역으로 거론되면서 민주당 서대석 예비후보가 "야권연대로 낮은 지지율에 머무는 통합진보당 후보를 단일후보로 밀면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게 필패"라고 주장하고 있어 야권연대 여부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미화 기자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