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시장, 男子다워야 뜬다

입력 2012-03-06 10:10:04

여성마케팅 변화 조짐, 남자라면·남자김치…잇단 성공

먹거리 시장에 남성을 앞세운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외식업계에는 남자를 콘셉트로 한 업체들이 등장하고, 식음료업계에는 남자 마케팅을 내세운 제품이 줄지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보하라 제공
먹거리 시장에 남성을 앞세운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외식업계에는 남자를 콘셉트로 한 업체들이 등장하고, 식음료업계에는 남자 마케팅을 내세운 제품이 줄지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보하라 제공

'남심(男心)을 잡으면 지갑이 열린다.' 먹거리 시장에 '남자 바람'이 거세다.

통상 먹거리 소비의 중심은 여성이라는 공식을 깨고 남성을 겨냥하거나 남성을 모델로 앞세운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지금까지는 'V라인' 'S라인' 등 여성 미용'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상품명에 '남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힘찬 하루 헛개차'는 지난해 11월 '남자'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리뉴얼했다. 제품 디자인에 제품명보다 '남'(男) 자를 크게 그려 넣고, '남자들의 차'라는 문구도 넣었다. 해당 제품은 리뉴얼 이후 매출액이 2배 이상 뛰었다.

헛개차가 인기를 끌면서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한국야구르트 등 유명 제조업체들도 줄지어 헛개 성분을 넣은 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캔커피 시장에서는 '남자의 커피'를 앞세운 '조지아 커피'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코카콜라가 남성 직장인을 겨냥해 내놓은 조지아 커피는 포화 상태로 여겨지던 캔커피 시장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할 정도로 인기다.

여성의 이미지가 강했던 김치시장에도 '남자김치'가 1위를 차지했다. 김치 쇼핑몰 순위에서 지난 2010년 배우 오지호 등 남자 4명이 선보인 남자김치는 '남자가 만든 요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꼬꼬면의 후속제품은 '남자(男子)라면'이다. 꼬꼬면의 2탄 격인 '남자라면'은 꼬꼬면이 하얀국물이었던 것과 달리 빨간 국물로 진하고 매콤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름 지어졌다.

외식업계에도 남자가 대세다.

㈜보하라의 '남(男)다른 감(子)탕'은 '남자들의 기를 살리는 건강보양 감자탕, 남다른 감자탕'이라는 슬로건을 매장 곳곳에서 붙여뒀다. 식용 달팽이, 한약재 등을 넣은 남성적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2010년 10월 1호점 오픈 이후 대구경북에 18개의 남다른 감자탕이 문을 열었다.

이정열 보하라 대표는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메뉴를 출시한 이후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고, 오히려 여성 손님도 증가했다"며 "남성 마케팅 바람이 의류와 화장품 업계에서 유통과 외식업계로 넘어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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