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이 초래한 국민 불편에 결국 금융당국이 손을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자동화기기(ATM, CD)에서 마그네틱 카드 사용을 제한하는 시점을 6월 1일로 늦췄다. 이달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사용을 제한했던 조치에 마그네틱 카드 사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시행 하루 만에 연기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금융 집적회로(IC) 카드 사용 관련 보완 대책' 자료를 통해 5월 31일까지는 종전처럼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하고 이후 3개월 동안 사용을 일부 제한한 뒤 9월 3일부터 마그네틱 카드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측은 "마그네틱 카드는 복제가 쉬워 최근 4년 동안에만 위변조로 인한 금융사고 금액이 440억원이나 됐다. 이미 전체 현금카드의 82%가 IC카드로 교체돼 2일부터 마그네틱 카드의 현금 입출금 기능을 제한했으나 혼선이 있어 제한 조치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마그네틱 카드 사용자들에게 우편물과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해 IC카드로 전환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은행과 카드회사가 IC카드 발급 전용 창구를 확대하고 물량이 부족한 IC칩도 추가로 확보하도록 했다. 5월 중에는 금융회사별 IC카드 전환 실적을 특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홍보 점검 기간을 거쳐 6월 1일∼9월 2일 평일 오전 10시∼오후 3시에는 자동화기기에서 IC 카드만 사용하게 할 예정이다. 9월 3일부터는 당초 예정대로 마그네틱 카드 거래를 전면 차단한다.
한편 각 금융회사에 따르면 이달 2일 하루에만 평소보다 4배 많은 16만4천 장의 IC카드 발급 신청이 쏟아지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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