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이름달고 나온 PB상품 얼마나 쌀까?'
대형마트 PB(Private Bran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B상품은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에서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해 자체개발한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상품을 뜻한다. 제조업체 브랜드인 NB(National Brand)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하는 PB제품은 현재 1만여 종에 이르고 있다. PB제품의 판매 비중도 지난 5년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액도 한 해 1조원을 넘어섰다.
◆23% 저렴한 PB상품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PB상품이 얼마나 싼가' 하는 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마트 18개, 홈플러스 16개, 롯데마트 16개의 50개 PB상품과 품질'규격'용량이 같거나 유사한 NB상품 32개를 분석한 결과, PB상품이 NB상품보다 단위가격이 23.6% 저렴했다.
NB상품 대비 PB상품의 가격차이율이 0~30% 미만인 제품은 두유, 딸기잼, 참기름 등 14개 품목이었고, 라면의 경우 PB상품이 NB상품보다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격이 저렴한 PB상품의 경우 주요 성분 함량이 NB 상품에 비해 적은 경우가 많았다.
주요 성분인 돼지고기인 햄은 NB상품보다 PB상품에 1.54% 더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위가격(10g당)은 PB상품이 14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유는 NB상품에 비해 PB상품이 주요 성분 함량 2.2~3.5% 적었다. 대신 단위가격(100㎖당)은 NB상품보다 PB상품이 평균 30.3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의 경우 NB상품에 비해 PB상품의 인스턴트 커피함량이 13.93%로 0.63% 차이가 나며, 가격 차이는 NB상품보다 PB상품의 평균 단위가격(1개당)이 79.5원 쌌다.
◆소비자들이 꼽은 PB상품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
소비자들이 PB상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마트 이용객 1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시행한 결과 PB상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 799명 중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답이 81.5%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유통업체의 명성을 믿고' 9.8%,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돼 있어서' 4.7%의 순으로 나타났다.
PB상품을 '구입한 적 없다'고 응답한 201명은 구입하지 않은 이유로 '이유 없음'이 36.3%로 가장 많고, '표시 등 PB상품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해서' 20.9%, '품질이 좋을 것 같지 않아서' 19.9%로 나타났다.
주로 구입하는 PB상품은 가격대가 높지 않으면서 가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주를 이뤘다. PB상품 중 자주 구입하는 품목에 대한 응답은 '화장지'가 58.1%로 가장 많았고, '우유' 51.5%, '과자' 39.6%, '라면' 32.2%, '주방용 세제' 27.9% 순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PB상품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PB상품 구입한 후 불만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9%인 290명이 '경험한 적 있다'라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품질 불량'이 69.8%로 가장 많았고, '원래 사용하던 제조업체 브랜드보다 용량이 작아서' 10.4%, '가격이 비싸서' 9.4%, '종류'사이즈가 한정적'이기 때문이 7.3%의 순이었다.
대형마트 PB상품의 규모에 대해서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는 응답이 56.6%였고, '더 늘어나야 한다' 35.0%, '줄어들어야 한다' 8.4%로 나타났다. PB상품 확대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가격이 저렴해 물가에 도움이 된다'가 58.0%로 가장 많았으며,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31.1%,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기회를 준다' 7.7%의 순이었다.
향후 출시를 희망하는 PB상품의 형태로는 '가격이 아주 저렴한 상품'이 38.7%로 가장 많았고, '소량의 특화된 맞춤상품' 31.3%, '유기농'친환경 상품' 28.2% 순으로 나타났다.
◆안전성은 불안한 PB상품
소비자들이 PB상품을 구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안전성'이 74.5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품질' 70.6점, 'A/S' 69.7점, '가격' 68점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지난해 PB상품 '알뜰상품 디저트 과일맛 종합캔디'에서 철사가 발견돼 곤욕을 치렀다. '표고절편'에서는 세균 수 및 이산화황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통큰 자전거' 리콜'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판매 당시 KC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KC 인증을 받은 것처럼 판매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후 제동장치 및 안장이 흔들리거나 앞바퀴에 바람이 빠지는 사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유재중 의원이 식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형마트 PB제품 식품 관련 이물신고, 수거부적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물질이 발견되는 건수가 2008년도 13건, 2009년도 25건, 2010년도 상반기 35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제조단계에서 이물질이 혼입된 건수도 2008년도 3건, 2009년도 7건, 2010년도 상반기 7건으로 증가 추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PB상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프리미엄 상품 등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철저한 관리를 통해 가격만 싸다는 인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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