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주호영 날리려 친박 이한구 버린다?

친이계 배제 각본설, 새누리 대구 정가 발칵

주말로 예고된 새누리당의 대구지역 공천발표를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설이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누가 탈락될 것인지 예측하는 것보다 누가 살아남을지를 꼽는 것이 더 관심을 모을 정도로 현역의원 교체폭이 확대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대구를 물갈이의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친박계 핵심인사들의 기획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1일 그동안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되던 이한구(수성갑)'주호영(수성을) 의원마저 이날 열린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교체대상에 올랐다는 후문이 나돌면서 대구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고 있는 이 의원의 교체 가능성은 친이계로 분류되고 있는 주 의원에 대한 공천보류 분위기와 맞물려 진행됐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즉 비교적 지역지지기반이 탄탄한 주 의원을 교체할 경우 예상되는 반발과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의원을 함께 교체하기로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 의원에 대해서는 비상대책위와 공직후보자추천위 일각에서 이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역임하는 등 친이계의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 파동 당시 특임장관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접촉한 사실 등을 들어 세종시 수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박 위원장의 반대편에 섰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공천위원은 공천심사과정에서 이 정부의 청와대 근무 경력에 대해 불이익을 주고 있는 마당에 장관을 지낸 것에 대해 마땅히 문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고 한다.

친박계의 이 같은 장관 경력 빌미 잡기는 주 의원과 같이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이나 1차 공천을 받은 이재오'전재희 의원 등 장관 출신 친이계 핵심인사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의적인 친이계 솎아내기라는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 공천위는 예상되는 후유증을 의식, 주말 2차 공천자 발표에서는 이들 지역을 전략공천지역으로 보류할 가능성이 높다.

대구 북갑의 이명규 의원과 중남구 배영식 의원의 공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들의 공천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지역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교체지수가 높다는 등의 이유지만 속사정은 친이계이거나 확실한 친박계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들의 공천을 둘러싸고 1일 공천심사 과정에서 갑론을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핵심 당직자가 특정후보자를 고집하면서 '사천'(私薦)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비대위원이자 공천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권영세 사무총장이 북갑에서 특정인을 강하게 지원하자 다른 공천위원이 반대하면서 논란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갑 공천도 권 사무총장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후보자가 전략공천받을 경우, 심각한 공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구의 대부분이 전략공천지역으로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천 신청을 한 후보자 외에 거론되지 않았던 신진 인사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낙하산 공천설'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북지역 한 친박계 핵심인사는 "대구지역 대폭 교체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지금까지 지역여론이 다 바꾸라는 것 아니었느냐"며 지역여론에 화살을 돌렸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