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예나'를 살려내라" 안타까운 시위

입력 2012-03-02 10:24:16

5세 아이 주사 중 돌연사… 가족 "명백한 오진사고", 병원 "자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쯤 문경 모 종합병원 앞에서 우리 딸을 살려내라는 피켓을 들고 홍예나 양의 부모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1, 2는 예나 양이 숨지기 3일 전의 모습.
지난달 29일 오전 11시쯤 문경 모 종합병원 앞에서 우리 딸을 살려내라는 피켓을 들고 홍예나 양의 부모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1, 2는 예나 양이 숨지기 3일 전의 모습.

"OO병원은 외동딸 우리 예나를 살려내라."

지난 1월 13일 문경시 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수액 링거주사를 맞다 돌연사한 홍예나(5) 양(본지 1월 16일자 4면 보도)의 부모 홍모(39) 씨와 우모(31) 씨가 생업을 팽개치고 번갈아 1인 시위에 나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예나 양의 부모는 지난달 21일부터 병원 맞은편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예나 양의 사망 원인과 병원 측의 오진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홍 씨 부부는 "병원 측은 구토증세 등을 보인 '예나'를 장염으로 진찰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사인은 심근염으로 나왔다"며 "잘못된 진찰결과에 대한 사과와 해명은커녕 '우리는 아무 잘못이 없으니 법대로 하라'는 병원 측의 태도에 또 한 번의 충격을 받았다. 두 번 다시는 무성의한 진료로 사망하는 제2의 '예나' 같은 아이들이 없어야 한다"고 1인 시위에 나선 심경을 토로했다.

홍 씨 부부가 시위에 나서자 병원 측은 병원 땅을 넘어오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해 병원 맞은편 도로에서 자신의 트럭에 예나 양이 숨지기 3일 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과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매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의료과실 여부를 수사 중인 문경경찰서 관계자는 "유족의 주장처럼 병원 측은 장염으로 판단했고, 링거주사를 놓기 전 환자의 상태와 부작용을 고려한 혈액반응과 항생제 반응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의료진이 이 같은 검사를 하지 않은 점과 심근염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과실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대한의사협회 등에 질의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심근염을 단박에 알아내는 것은 무리다. 아직 의료과실 여부가 가려지지 않아 유족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유족들은 2천만원 가까이 되는 장례식비와 진료비도 지불하지 않고 있는데다 병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건 채 1인 시위를 하고 있어 비용청구 관련 내용증명 발송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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