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 첫 골·근호 쐐기골…최강희號 날았다

입력 2012-03-01 09:21:01

쿠웨이트 2대0 완승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이동국이 첫 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이동국이 첫 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9일 쿠웨이트를 제물로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은 29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최종전인 6차전에서 이동국과 이근호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2대0 완승을 거두고 4승1무1패(승점 13)로 B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올랐다.

이날 승리는 대표팀 사령탑이 갑자기 바뀌면서 훈련 및 적응 시간이 짧았고, 선수 역시 국내파 위주로 구성되면서 불거졌던 주변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6개월간 5개조로 나눠 진행된 3차 예선에서 각 조 1, 2위를 차지한 다른 팀들과 함께 올 6월부터 1년간 최종 예선을 치러 브라질 본선행을 결정짓게 된다. 최종 예선에선 다섯 팀씩, 두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팀당 8경기씩 치른다.

한국은 이날 이동국과 박주영을 투톱으로 내세우며 필승 의지를 다졌지만 오히려 전반 쿠웨이트의 정확하고 빠른 패스와 투지, 개인기, 팀워크 등 모든 부문에서 밀려 본선 진출에 불안감을 드리웠다. 한국은 후반 선제골을 뽑기 전까지 쿠웨이트의 강한 압박과 공세에 주도권을 내주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리 진영 위험 지역을 여러 차례 내주며 농락당하는 등 실점 위기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전반이 끝난 뒤 한국의 슈팅 수는 6개로 쿠웨이트(14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이 중 유효 슈팅 수도 0-4로 절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상대의 회심의 슈팅이 정성룡 골키퍼를 지나 골대 상단을 강타한 뒤 튕겨나가 실점을 겨우 면하는 등 전반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끌러가던 한국은 기성용과 김신욱 등을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20분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지며 기선을 완전히 제압했다.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이근호를 보고 패스한 이동국은 문전으로 쇄도하며 다시 이근호로부터 공을 건네받은 뒤 차분하게 왼발 발리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며 선제결승골을 뽑아냈다. 6분 뒤엔 선제골 도움의 주인공인 이근호가 최효진의 패스를 왼발로 터치한 뒤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쐐기를 박으며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월드컵 때 대표팀에서 외면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이동국과 이근호는 그간의 설움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 나란히 화려한 '부활 포'를 쏘며 최강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이동국은 쿠웨이트를 상대한 4경기에서 5골을 터트리며 '쿠웨이트 킬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