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끊기고 이익 많은 스마트폰만 판매
맞벌이를 하는 주부 장모(37'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에게 휴대전화를 사 주기 위해 한 판매업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음성 통화 일반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제품이 아예 없었던 것. 업소 직원은 장 씨를 붙들고 '일반 휴대전화는 찾는 사람이 없어 들여놓지 않았다. 다른 매장도 마찬가지'라고 한 것이다. 여러 매장을 돌다가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린 그는 결국 인터넷에서 중고로 일반 휴대전화를 구해 아이 손에 쥐어줬다.
60대 조모 씨는 지난달 스마트폰으로 휴대폰을 바꿨다. 쓰던 피처폰이 고장 나는 바람에 비슷한 다른 휴대폰으로 교체하려고 대리점에 들렀지만 피처폰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심지어 피처폰을 사는 것이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결국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조 씨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 전화와 문자메시지 기능만 이용하는데도 데이터요금까지 나간다. 우리 정도 나이 대에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피처폰이 사라지고 있다. 휴대폰 매장에서는 피처폰을 찾아보기 어렵고, 실제로 판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27일 대구 중구 동성로 통신골목의 70여 개 휴대폰 매장에는 스마트폰 수십여 종이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피처폰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피처폰을 확인하고 들어간 한 매장에는 모형만 있고 실제로 구입할 수는 없었다.
힘들게 판매하는 곳을 찾더라도 최신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비쌌다. 한 매장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보조금 지급도 많이 되는데다 각종 프로모션으로 혜택이 많다. 피처폰이 출고가는 싸겠지만 기기변경을 하거나 신규가입 시에는 보조금이 전혀 나오지 않아 결국 가격이 비싸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월 한 달 간 국내에서 판매된 휴대폰의 94%는 스마트폰이었다. 삼성전자는 2일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에서 총 232만 대의 휴대폰이 이통사에 판매된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폰은 217만 대, 피처폰은 15만 대가 판매된 셈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LTE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1월 스마트폰 시장에서 LTE폰은 118만 대 규모로 54%에 달했다.
피처폰은 찾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품을 구하기 어렵고 신제품도 나오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일반 폰이 거의 없는 것은 휴대전화 제조사 및 이동통신사, 매장 등이 이익이 많이 남는 스마트폰 판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 SK텔레콤에 따르면 일반 휴대전화의 가입자 당 월 평균 매출은 2만6천원인데 비해 스마트폰은 4만6천원이다. 한 휴대전화 판매업소 직원은 "판매원 입장에서 스마트폰을 팔면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일반 휴대전화를 찾아도 스마트폰을 계속 권유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김정식(61) 씨는 "휴대폰 매장에서는 피처폰이 없고 다른 곳에 가도 마찬가지일 거라며 반강매하는 식으로 스마트폰을 팔더라"며 "소수 수요이지만 이렇게 무시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LTE 폰=4세대(4G)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전화. 기존 3G 서비스보다 최대 5배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한다.
◇피처폰=스마트폰 등장 이전의 휴대폰을 통칭하는 말. 음성통화, 문자메시지(SMS) 그리고 폐쇄적인 이동통신사별 무선데이터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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