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 섬유인의 눈, 대구국제섬유박람회로

입력 2012-02-29 07:31:43

세계 섬유인들의 눈이 3월 7~9일 EXCO에서 열리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로 쏠리고 있다. 어언 11년째를 맞는 만큼 초기의 어설픔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EXCO의 확장으로 1층 한곳에 600개 이상의 부스를 설치할 수 있어서 국제적인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국내외에서 2만여 명이 박람회장을 메운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어디 그뿐인가. 의복 중심에서 로봇용품, 자동차를 감싸주는 부품, 우주복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으로 섬유가 확장되고 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박람회장에 들어서면 누구나 '섬유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하였구나!'하는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다.

우리 지역은 세계적인 섬유산지인데도 정작 시도민들의 애정은 그리 뜨겁지 않은 것 같다. 10년 동안 10번이나 열린 PID에 과연 몇 분이나 발걸음을 하였을까? 한때는 섬유가 우리 지역의 자부심이었다. 1960년대만 해도 시골 중학교에서 대구 침산동에 있는 '제일모직' 회사에 수학여행을 갈 정도였다. 수출 1억달러 시절에는 섬유가 단연 선두에 섰고, 비자발적 실업을 한꺼번에 해소한 것도 섬유였다. 이번 행사가 경공업시대에서 중공업시대로 산업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다소 멀어져버린 섬유에 대한 지역민의 사랑을 되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해외 바이어가 되돌아오듯 이번 PID를 계기로 시도민의 애정이 되살아나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 PID는 기획 단계부터 '시도민과 함께하는 박람회'로 설정하고, 비즈니스와 축제를 함께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듯이 차근차근 하모니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섬유산업은 그동안 중국 등 개도국의 저가 공세로 10여 년이 넘는 뼈아픈 구조조정을 겪어 왔다. 기술혁신과 더불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의 전환 등 차별화 전략이 그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국제 경제환경이 어려운데도 섬유가 3년 내리 수출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어서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지난 10여 년간 인고의 세월을 딛고, 재도약의 날갯짓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역사는 최선을 다하는 주체들의 노력이 결집될 때 새로운 발전의 수레바퀴가 굴러간다고 생각한다. 이제 새롭게 부상하는 '신섬유시대'를 위한 시도민의 사랑과 단합된 협력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이번 박람회는 규모와 출품하는 소재, 전시회 수준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섬유인의 눈을 끌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채롭다. 330개 업체에서 선보이는 전문적인 소재 전시 외에도 천연섬유의 물감들이기 체험장, 패션쇼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한 번쯤 박람회장을 찾아 무엇이 전시되는지, 섬유 패턴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어떻게 하면 바이어에게 우리의 높은 시민의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인지, 자라나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는지를 눈여겨보자.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신규 바이어와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박람회만큼 요긴한 수단은 없다. 새로운 트렌드를 읽고 다음 시즌에 유행할 옷감을 구매하는 치열한 전쟁터와 같은 곳이 섬유박람회이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섬유박람회가 성공한 나라가 초일류 섬유강국이 되어 있다. 우리 지역이 세계적 섬유산업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PID를 성공적으로 치르느냐가 바로미터다.

세계 섬유인들의 눈이 우리 지역에 쏠리고 있다. 문화의 향기, 컬러풀한 우리의 아름다운 심상을 세계인의 눈에 가득 담아갈 수 있도록 다 함께 참여하고 노력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대구경북의 자랑이자, 소중한 자산인 PID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시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또 한 번 달구벌을 뜨겁게 달구기를 기대한다.

최해남/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상임부회장·계명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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