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이뤄질까? 부산 사상구 '3천만원으로 선거 뽀개기' 손수조, 문재

입력 2012-02-28 07:52:27

여야, 격전지 윤곽..서울 곳곳서 격돌>(종합)

승부처서 후보확정 늦추며 탐색전 치열

여야가 4·11총선에 내세울 후보를 속속 확정하면서 주요지역들의 대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서울 도심의 종로, 여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권, 야권의 도전이 거센 부산의 '낙동강 벨트'에서는 물러설 수없는 여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동서를 가로지르는 동작을과 강서갑, 강동 등 한강 주변 지역구들과 종로, 중구, 용산 등 판세의 파급력이 큰 도심 지역구 등이 승부처로 떠오를 조짐이다. 여야는 이들 지역에서 막판까지 후보 선정을 늦추거나 거물을 차출, 투입함으로써 바람을 일으켜 총선의 승기를 잡는다는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 서울 곳곳서 한판승부 불가피

▲종로구 = '정치1번지'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강한 지역으로 민주통합당은 당대표를 지냈던 정세균 의원을 공천,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새누리당은 예상대로 이 곳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 최장수 당 대변인을 지낸 조윤선 의원과 'MB맨'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나 몇몇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새 후보를 물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진영을 중심으로 6선의 홍사덕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총무, 국회부의장 등의 요직을 거치면서 중량감을 갖춘 정치인인데다 당내 비주류였던 친박의 중진이었기 때문에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힘을 빼놓을 수 있다는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다만 친이(친이명박)계가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을 포함한 세 후보에 대해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 후보를 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강남을 = 여야간 대혈투가 예상되나 후보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곳을 중심으로 '강남벨트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내부에서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전현희 의원의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당은 전략공천지역 지정도 검토하고 있으나 27일에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새누리당 공천위는 강남을을 전략지역으로 정했다. 한때 부상했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전도사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공천설이 사그라지면서 누구를 공천할 지는 베일 속이다. 이정선 의원, 허준영 전 경찰청장, 권문용·맹정주 전 강남구청장,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7명이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에서 지난 주말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동작을 = 여권의 잠룡으로 거론돼온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현대자동차·현대카드 대표를 지낸 민주통합당 이계안 전 의원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다. 울산 동구에서 5선을 했다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긴 정 의원의 '수성' 여부도 주목된다. 그의 당내 공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두 후보의 대결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이슈로 전망되는 것도 흥미롭다.

▲서울 서대문갑 =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여야 후보간의 네번째 숙명의 대결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우상호 전 의원이 지난 24일 먼저 공천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성헌 의원의 공천이 결정된다면 4년만에 리턴매치를 벌이는 셈이 된다. 16대·18대 총선에서는 '선배'인 이성헌 의원이, 17대 총선에서는 '후배'인 우상호 전 의원이 승리했다.

◇ '낙동강 벨트' 싸움 주목

▲부산 사상구 = 야권의 대권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출마가 확정된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27세의 여성인 손수조씨가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공천위)가 27일 최대 격전지인 사상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손씨에 대한 전략공천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사상구 당원협의회가 26일 '지역 정서와 동떨어진 깜짝 카드'라며 손씨의 공천을 반대했지만,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3천만원으로 선거뽀개기'라는 저비용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손씨의 공천이 확정된다면 사상에서는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펼쳐지게 된다. 새누리당은 여러 전략적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거물을 내세웠다가 패할 경우, 문 상임고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등하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권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위험 부담의 최소화를 위해 문 상임고문과 비대칭 되는 신인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 사상 예비후보는 1985년 4월 8일 부산 출생으로, 이화여대 국문학과와 방송영상학을 전공했다. 주례여고 졸업했으며 오늘도 트위트에는 반드시 이길 겁니다. 떨지말고 평상시처럼 하세요. 라는 격려글이 나돌고 있다.

▲부산 북·강서을 = 민주당이 문성근 최고위원을 공천하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함께 '낙동강벨트'에서의 '야풍'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중진인 허태열 의원이 4선에 도전할 지, 새로운 후보가 나설 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당 공천위는 부산 선거의 승부처의 하나인 이 곳을 전략지역으로 분류했다. 허 의원과 김도읍 변호사가 '표밭갈이'에 열심인 가운데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의 전략공천설도 돌고 있다. 당 관계자는 허 의원의 지지도가 상승한 일부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거명되는 후보 중 누가 공천되더라도 문 후보를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상당구 = 충북 지역의 최고 격전지로 꼽힌다. 민주통합당은 당내 충북 의원의 좌장격인 홍재형 국회부의장의 공천을 확정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정우택 전 충북지사가 도전장을 던졌다. 두 사람 모두 화려한 정치이력을 자랑하고 있는데다 현지 여론조사에서 대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빅매치'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광주 서을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27일 공천위의 1차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 역사상 처음으로 호남 지역구에서 그가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에서는 '텃밭'인 이곳에 6선에 도전하는 김영진 의원 외에도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공천의 귀추가 주목된다.

최미화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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