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집단화, 조직화의 길을 걸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공천자 선정을 1차 관문으로 여론조사 대상자를 압축한 것과 관련, 이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지역의 일부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여론조사 출마대상자 가운데 다수도 탈락이 예고돼 있어 이들까지 이 대열에 가세할 경우 '무소속 출마'가 러시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제는 이들이 '개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칭 '대구연대'같은 조직을 결성해 자체적으로 후보단일화 등의 이벤트를 만들어 나가며 붐을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일부 탈락자들 사이에서는 구체적 시간표와 내부 규정 작성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대구지역 총선 구도는 새누리당에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 그리고 무소속 연대의 3파전 양상을 띌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이들 무소속 연대 후보들은 '대구의, 대구에 의한, 대구를 위한' 후보들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새누리당 독식 구조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성사 여부에 따라 4월 총선에서 태풍의 진원지가 될 공산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대구시의원 출신인 양명모 예비후보(대구 북갑)는 27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양 예비후보는 "지역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제외한 예비후보 중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나를 제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역을 위해 애정을 가지고 봉사한 후보는 대상에서 제외되고 지역에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친 적이 없는 서울 출신 인사들이 포함된 것은 전형적인 서울 중심의 공천이고 지역민심을 외면한 사천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지역을 무시하는 새누리당을 심판하겠다"고 선언했다.
양 후보와 함께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시의회 의장 출신인 도이환 예비후보(대구 달서갑)도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서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윤진 예비후보도 "어떤 기준으로 여론조사 대상을 선정한 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앞서는 지역출신 후보는 탈락시키고 서울 출신들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전형적인 지방 무시 공천이다"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26일 한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무소속 연대를 위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무소속 연대에 대한 의견을 함께하고 새누리당 공천이 마무리되는 집단화 작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무소속 바람이 제한적일 수도 있지만 일부 탈락자들의 경우 지역 기반이 탄탄해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지역 기반이 약한 새누리당 후보와의 싸움에서 예상 밖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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