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개업자, 세입자 유인·고액 수수료 요구…수요 비해 공급 늘어 '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가 주변에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호객행위가 극성이다. 중개업자들은 '삐끼'로 불리는 호객꾼들을 대거 고용해 대학생 입주자들을 유인하거나 원룸 계약을 하면 웃돈까지 얹어주고 있다.
원룸 입주자 유치가 과열 양상을 띠는 것은 입주 수요에 비해 원룸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경북대 주변 원룸은 최근 1년 동안 700~800가구가 늘었다. 계명대 주변에 들어선 원룸도 70동이나 된다. 부동산중개업계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은퇴자들이 임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원룸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룸 공급이 대거 늘어나면서 세입자를 연결해주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횡포도 심하다. 중개업자들은 입주 수요가 많은 2월과 8월이 되면 업소 당 호객꾼 10여 명을 고용해 원룸촌을 누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중개수수료를 많이 내는 건물주에게만 중개를 집중한다는 것. 경북대 인근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성모(49'여) 씨는 "원룸 계약 건 당 50만~100만원을 중개업자에게 수수료로 내야 한다. 무리한 소개비가 부담돼 계속 거절했더니 방 20개 중 13개가 빌 정도로 세입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푸념했다.
일부 중개업소들은 계약자에게 웃돈과 이사비까지 얹어주거나 중개수수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다른 곳으로 방을 옮기도록 입주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계명대 인근 원룸에 사는 박모(25'여) 씨는 "1년 전 방을 소개해 줬던 중개업자가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니 다른 곳으로 옮기자며 수시로 연락이 온다"며 "현금 48만원을 주고 이사비도 지원해준다기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중개업자들은 저렴하고 깨끗한 원룸 대신 고가의 중개수수료를 내는 원룸만 소개하기 때문에 정작 원하는 방을 구할 수 없다.
고액의 중개수수료를 낸 건물주가 상대적으로 비싼 월 임대료를 책정하는 것도 문제다. 대학생 김모(20'경북대) 씨는 "호객꾼에게 붙잡히면 방이 마음에 안 들어 뿌리쳐도 같은 구역을 맡고 있는 다른 직원이 계속 따라 붙어 호객 행위를 한다"며 "임대료가 저렴한 방을 문의하면 빈 방이 없다고 말하거나 다른 신축 원룸을 계속 권유한다"고 전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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