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요술 손, 나의 어머니

입력 2012-02-24 08:57:14

육남매를 길러내신 어머니, 팔순의 연세지만 총기 나는 눈매는 여전하시다. 살고 계시는 아파트 노인정의 회장 역할도 잘 해 내시고 계신다. 노인정 할머니가 건강 보조 식품을 잡수시고 몸에 이상한 증상이 있자 어머니는 편지와 전화로 구입 금액의 50%를 변상받기도 하고, 서울 아들네로 이사 가시는 어느 할머니의 댁을 정리해 드리고 그 할머니의 화분을 감사의 선물로 받아 오시기도 하신다.

나의 어머니 손은 언제나 요술 같은 손이였다. 육남매 어깨에 보자기를 씌우고 머리를 예쁘게 잘 잘라주고, 도넛을 반죽하여 맛있게 튀겨주고, 여름에 먹고 난 수박껍질 속을 모두 파서 수박 잼을 만들어 주셨다. 도시락 반찬으로 싸 주던 고춧잎을 넣어 만든 무말랭이의 맛은 지금도 침이 날 정도로 잊을 수가 없다. 집에서 어머니 솜씨를 흉내를 내보지만 어머니를 따라 갈 수가 없다. 밥 한 공기가 정량인 내게 친정에서 먹는 밥은 언제나 두 공기다. 똑같은 쌀로 밥을 짓는데도 언제나 어머니가 해주는 밥은 늘 꿀맛이다. 요술 손을 가지고 한평생 지혜롭게 살아오신 어머니, 지금은 화분에 정성을 쏟으며 사신다.

아파트에 버려진 화분, 시들어 비실비실거리는 화분은 죄다 가져와 싱싱한 멋진 화분으로 바꾸어 놓고 자식들이 오면 하나씩 선물로 주신다.

언제나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내 일인 양 함께 고민해 주시고, 시들해 버려진 화분 하나 하나에도 사랑을 주는 어머니. 늘 건강하시고 요술 손으로 저희들 행복하게 해주세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둘째 딸이 어머니를 생각하며….

노태수(대구 달서구 송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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